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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kefield의 창(窓) 김나래 202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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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kefield의 창(窓) 

 

독특한 영화를 한편 소개할까 합니다.  ‘웨이크필드’(Wakefielf)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2017년에 소설을 원작으로 개봉했습니다.  웨이크필드는 맨하튼의 잘 나가는 변호사입니다.  뉴저지 외곽에 큰 집에서 두 딸, 아내와 함께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50이 된 그는 반복되는 일상에 많이 지쳐있습니다.  

 

하루는 집에 가는 길에 자기 집 앞 창고에 너구리가 도망가는 것을 봅니다.  너구리를 따라 창고에 들어간 그는 창고의 2층에서 잠시 앉아서 쉬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앞에 놓은 둥근 창을 통해서 건너편에 있는 자신의 집을 바라봅니다.  어두운 숲 속에 안락하게 앉은 집에서 식탁에 두 딸과 아내가 앉아서 저녁 식사를 합니다.  저렇게 세 여자는 늘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먼저 저녁을 먹는단 말이지.... 약간 억울해하면서 그들을 지켜봅니다.  뭔가 일탈하는 느낌.... 재미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곳에서 움직이지 않고 저녁 나절을 다 보냅니다.  그런데 아내가 자신을 위해 준비했던 저녁 식사를 용기에 싸더니 집 앞 쓰레기통에 버립니다.  이럴 수가... 내가 아직 먹지도 않았는데.... 화가 난 그는 밤 늦게까지 기다리다가 모두가 잠들었을 때 쓰레기통에서 자신의 저녁 식사를 꺼내서 먹습니다.  그는 그날 창고에서 잠이 듭니다.  아침이 됩니다.  아내와 딸들이 많이 놀란 것 같습니다.  딸들이 학교를 가고 아내는 분주하게 여기저기 전화를 합니다.  그 모든 것을 창으로 지켜보던 웨이크필드는 재미를 느끼깁니다.  회사에서 동료가 찾아오고 경찰이 오기도 합니다.  그는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계속 창고에서 생활합니다.  창고에 있는 모든 병을 사용해서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그것도 안되면 밤에 가까운 공원으로 가서 해결합니다.  먹을 것은 어느새 자기 집 쓰레기통을 뒤지고, 밤마다 동네 쓰레기통을 뒤집니다.  노숙자들이나 떠돌이 개들과 영역 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몇 달이 지나고 겨울이 찾아옵니다.  많이 춥습니다.  그에게는 매일 창을 통해서 아내와 가족들을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아픕니다.  그가 아플 때 그에게 가장 크게 도움이 된 사람은 옆집에 살지만 단 한번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오티즘이 있는 두 아이들입니다.  그 아이들은 호기심에서 그리고 착한 마음에 웨이크필드를 도와줍니다.  그는 겨울이 지나서, 자신의 마음과 삶에도 겨울이 지날 때.... 가족들에게로 돌아갑니다.  어쩌면 황당하기도 하고, 평범하기도 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소설 혹은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이미지가 그가 창고에서 자신의 집을, 자신의 삶을 객관화시킬 수 있었던 창(窓)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 창으로 처음에는 자신의 집을, 아내를, 두 딸을, 친구들을 보지만.... 점점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메트로폴리탄 뉴욕이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면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 같은데.... 실은 자신이 얼마나 지친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를 깨닫습니다.  내가 무엇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는지를 깨닫습니다.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이었던가... 나의 노동의 목표는 무엇이며 나는 왜 경쟁에서 이겨야 했던가... 내가 먹는 한 끼 식사의 가치는 무엇인가... 그는 체면과 관성 때문에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밤에 쓰레기통을 뒤져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찾다가 노숙자와 싸우고 심지어 동네 개와도 싸우면서.... 그렇게 고상하고 자존심 있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자신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욕망과 만족까지도 조작된 것이었습니다.  그가 겨울, 추운 창고 2층에서 웅크려 꺽꺽대며 웁니다.  비로소 자신을 발견합니다.  

 

성경이 소개하는 다니엘은 예루살렘을 향해서 창을 열어두고 매일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 창을 통해서 무엇을 봤을까요?  그 창은 하나님께 열렸고, 자신의 민족을 향해 열렸고, 세상을 향해 열렸으며, 그리고 자신을 향해 열렸습니다.  그는 그 창을 통해서 하나님의 마음과 교통하며 하나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왕의 진미와 포도주를 거절할 때도, 수많은 시기와 모함 속에서도, 포박 당하여 사자들이 우글거리는 굴에 던짐을 당할 때도.... 그는 그 창을 통해서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일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하나님의 시선으로 객관화하는 창이며, 자신의 삶의 가치와 방향을 결정하는 창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들, 성도와 교회에 이런 창(窓)을 허락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시선으로 우리의 막힌 삶에 하나님이 지으신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을 볼 수 있는 창을 열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마음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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