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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앞에 서다 김나래 202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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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앞에 서다. 

 

지난 가을, 제가 한국에서 검사했던 병원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을 때, 검사 결과가 ‘암’이므로 속히 치료하는 것이 좋다는 의사의 소견을 읽었을 때.... 실은 좀 멍했습니다. 가족 생각이 나고, 교회 생각이 나고.... 하나님 생각이 났습니다.  감정을 콘트롤하기 힘든 시간이 제법 있었습니다.  다행히 착한 암이라고 알려진 갑상선암이고, 또 치료의 과정도 순조로웠습니다. 

 

잘 알고 있었고.... 많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할 때, 혹은 더 절망스러운 상황에 있을 때 자신의 삶의 현실에 대해 분노하고 하나님에 대해 분노합니다.  “하나님, 왜 저입니까?”라는 말을 수십 수백 번 외치면서 하나님께 통제되지 않는 감정을 터뜨린다고 하지요.  박완서 작가가 너무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아들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잃고 하나님에 대해 분노와 절망의 말들을 쏟아놓다가 어느 날 마음에 울려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불행이 있고, 날마다 죽음과 질병의 소식들이 반복되는데.... “왜 너는 아니라고 생각했니?”라는 하나님의 음성이라고 했습니다.  비로소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별로 제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상담을 할 때나 설교를 할 때 사용하는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런 일을 만나니까 딱히 스스로 설득되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님에 대해 분노하고 낙심한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대단한 열심으로 하나님을 섬겼다고 자부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엘리야’입니다.  그는 아합왕의 폭정과 우상숭배에 맞서 싸웠고, 오랜 고난의 시간들을 보냈으며, 갈멜산에서 850명의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제사장들과 어느 신이 참 신인지를 증명하는 대결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만하면... 이정도면.... 스스로도 대견하고 대단한 선지자였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지 않습니다.  아합왕은 여전히 어리석고 그의 아내 이세벨은 더욱 사악해졌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전히 우상을 숭배합니다.  하나님은 저 멀리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가 절망합니다.  대답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나의 열심을 인정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침묵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분노합니다.  그는 광야로 나갔고, 로뎀 나무 아래 눕습니다.  스스로 죽기를 청합니다.  하나님이 그를 부르십니다.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너는 나가서 여호와 앞에서 산에 서라!”(왕상 19:11)  

 

그가 하나님께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했는데... 하나님은 저에 대해 최선을 다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변하지 않습니다.  저의 노력과 땀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면 안되는 것 아닙니까?  제가 이렇게 애쓰고 발버둥치면 하나님도 뭔가 좀 도우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나님께서 세미한 소리 가운데 말씀하십니다.  “내가 이스라엘을 응징할 아람의 왕을 준비했고, 아합을 응징할 이스라엘의 왕을 준비했으며, 엘리야를 대신할 후계자를 준비했고, 이스라엘을 책임질 7000명의 선지자들을 준비해놓았다.  나는 나의 일을 할테너 너는 네가 가야 할 길을 가라.”  그는 길을 떠나 엘리사를 만났고, 하사엘과 예후를 만납니다. 

 

엘리야의 기대를 만족시켜야 하나님이 하나님 되시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만족해야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병이 없고 성공하고 잘되는 것을 통해서 하나님 살아계심을 보여주시옵소서....라는 기도는 어쩌면 로뎀 나무 그늘에 드러누운 엘리야의 절망과도 같습니다.  하나님, 왜 나에게 질병을 주십니까?  하나님, 왜 나에게 고난을 주십니까?  하나님, 내가 하나님을 믿는데... 하나님은 왜 나를 불행하게 하십니까?라고 부르짖어 보셨습니까?  네, 우리는 그런 절망의 때를 지나가기도 합니다.  그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님 앞에 서는 일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서야 합니다.  하나님과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엘리야의 시대, 그를 사랑하시고 그의 인생을 하나님의 뜻 가운데 사용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시대에 각자의 삶에서 역사하시며 일하시며 은혜를 베푸십니다.  우리들의 삶에서 깊이 흐르는 강물처럼 소리없이 일하시는 하나님을 대면해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하나님 앞에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의 삶에 대해 쉬지 않고 일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인생의 모든 절망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성도들과 교회에 늘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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