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you again!" | 김나래 | 2022-06-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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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 you again!"
지난 금요일, 급히 아리조나 피닉스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교회’를 섬기던 한수상 목사님의 천국 환송예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목사님은 오랜 친구이자 동역하는 좋은 목회자였습니다. 성품이 온유하고 착해서 어려움 가운데 있는 성도들을 위로하고 격려하시는데 큰 은사가 있었습니다. 교회당을 가득 메운 성도들을 보면서 참 많은 사랑을 주고받았던 목사님이셨던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목사님과 사모님 두 분 다 미국에 연고가 없어서 제가 가족 대표로 참석한 성도들에게 인사를 했었습니다.
저는 작년 10월에 교단 총회에 참석했을 때 한목사님을 만났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몸이 많이 편찮은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총회에 참석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 선한 얼굴로 웃으면서 이번 참석이 마지막일 수 있을 것 같아서... 건강이 허락하는 것 같아서 무리해서 참석했다고 했습니다. 마침 제가 총회를 마치자마자 한국에 수술을 받으러 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다음에 봅시다....”라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한목사님의 건강이 많이 좋지 않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4월 9일에 한목사님을 문병했습니다. 병이 깊어져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었고, 이미 가능한 약물은 다 사용해본 상황이었습니다. 의사들이 더 이상 쓸 수 있는 약물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수척한 얼굴을 한 한목사님.... 헤어질 때 한목사님과 악수하면서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한목사님, 또 봅시다.” 한목사님도 제게 그렇게 인사를 했습니다.
제가 이 인사를 특별하게 기억하는 것은 저의 증조할머니 때문입니다. 거제도에 사셨던 외할아버지 댁에는 증조할머니가 계셨습니다. 방학이 끝나고 돌아올 때가 되면 늘 이렇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할머니, 다음에 또 올께요.” 언젠가부터 저희가 그렇게 인사를 하면 할머니는 우셨습니다. 우리들의 손을 잡고 “내가 너그를 다음에 볼 수 있겠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년에 2번씩... 꽤 오랫동안 그런 말씀을 반복하시고,... 한 15년 동안 30번 정도를 반복하신 후에... 거의 100세가 되셔서 소천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음에 또 뵐께요!”라고 했던 저희들의 마지막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한목사님과 헤어지고 공항에 가는 길에 증조할머니와 나눴던 인사가 기억났습니다. 그리고 한목사님과 다시 한번 그 인사를 나눌 수 있을까....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제 이 세상에서 다시 나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한목사님과 제가 했던 다시 보자는 그 약속은 천국에서 이뤄지겠지요.
“See you again!” “다음에 봅시다.” “또 봅시다.”라는 인사는 어떤 사람들, 어떤 상황에서는 참 가볍고 쉬운 인사이면서.... 어떤 사람들, 어떤 상황에서는 참 실천하기 어렵고 힘든 인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이뤄질 수 없는 인사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들에게 다시 볼 수 있는 시간과 만남을 허락하시는 성도들, 이웃들에 대해서 우리가 최선의 사랑으로 만나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결코 허락되지 않는 다음에 만나는 일들이 우리들에게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허락되었으므로... 그 은혜를 헛되이 사용하지 않아야겠다...생각합니다.
“다시 봅시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랑과 은혜를 나눕시다. 더 성숙하고 좋은 성도가 되어서 만납시다. 더 아름다운 교회로 만납시다. 다음에, 그리고 또 다음에 복음의 좋은 사귐을 계속합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예배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때까지 우리의 만남과 사귐을 계속 합시다. 더 섬기고 더 사랑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이 나누는 이 인사를 이 세상에서, 그리고 영원한 그 나라에서 이뤄주실 것을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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