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과 이리의 경계 | 김나래 | 2022-09-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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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이리의 경계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선택하셨습니다. 그들에게 능력을 주셨습니다.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1절)을 주셨다고 했습니다. 말씀을 가르치십니다. ‘전파하여 말하되 천국이 가까이 왔다 하라’(7절)고 가르치셨습니다. 누구를 만나며 어디로 가야할 지를 말씀하십니다. 먼저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에게로 가라’(6절)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초기 사역의 방향을 말씀하신 겁니다. 자, 이제 제자들은 잘 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이 목적하신 이스라엘의 길을 잃은 양들에게로 가서 담대하게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고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제자들도, 예수님도... 좀 걱정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능력을 주시고 말씀을 주시고 대상을 주셨습니다.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를 예수님도 알고 제자들도 압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제자들을 붙들고 오늘 본문의 말씀을 주십니다. “내가 너희를 세상으로 보낸다. 사실 좀 걱정이 된다. 세상이 너희의 마음과 생각을 빼앗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너희들이 하나님의 지혜와 마음으로 세상을 만나려고 할 때 세상은 너희의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빼앗을 것이다. 너희들은 그런 세상 가운데 하늘의 지혜의 마음과 순결한 삶을 지킬 수 있겠는가?”
먼저 오늘 말씀을 볼 때 뱀과 비둘기의 이미지에 집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뱀처럼 지혜롭게....라고 했을 때 ‘지혜’에 초점이 있는 것이지 ‘뱀’을 닮자는 말은 아닙니다. 오늘날 학문을 상징하는 여러 기호들에서 뱀을 상징으로 쓰는 것은 고대 근동지방의 여러 나라들이 뱀과 지혜를 연관시켜 생각했던 것이구요, 하지만 오늘날은 뱀에 대한 여러 신앙적 혹은 느낌적 느낌으로 뱀을 혐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예수님이 하필이면 이렇게 혐오스러운 뱀을 상징으로 사용하셨을까... 뱀은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고 인류를 범죄하게 했는데... 뭐 이런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 마음이 호수와 같다고 했을 때 마음이 그만큼 넓고 평안하다는 것이지 호수가 가진 특성이나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고민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지혜에 있습니다.
비둘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고대 근동지방의 여러 나라들에서 비둘기를 평화 혹은 순결을 상징으로 본 것은 사실입니다. 예수님도 그런 상징을 사용하던 문화권에서 사셨고, 또 그런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합니다. 왜 비둘기가 순결한 동물인지, 얼마나 유익한지를 설명하려는 것은 뱀이 성경에서 사악한 역할을 했는데 왜 예수님은 뱀처럼 지혜로와야 한다고 말씀하셨는지 고민하는 것과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둘기입니까? 순결하고 순전한 성도가 되는 것입니까? 예, 예수님의 초점은 순결해야 한다는 말씀에 있습니다.
이 지혜의 마음과 순결한 삶을 지킬 때 우리는 세상 어느 곳에 가든지 이리에게 먹히지 않는 양으로 살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우리 자신이 이리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이 변하고 생각이 변하고... 하나님의 생각이 아닌 세상의 가치에 동의하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적당하게 타협하는 것이 지혜인 줄로 아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이 나인지, 내가 세상인지 모르는 탁함을 피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리의 모습을 한 양인지 양의 모습을 한 이리인 줄 모르는 어리석음도 피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생각과 판단이 양의 것인지 이리의 것인지 고민하지 않는 어리석음도 피할 수 있습니다. 나의 말과 행동과 선택이 하나님의 생각인지 세상의 판단인지 모르는 게으름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양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세상은 나에게서 이리의 냄새를 맡는 비극을 피할 수 있습니다.
지혜의 마음과 순결한 삶을 잃은 성도와 교회는.... 양일까요? 양이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요? 두렵게도, 부끄럽게도.... 이미 양이 아닌 성도와 교회, 이리보다 더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 상처와 고통을 안기는 이리로 변해버린 교회와 성도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자각하지 않기 때문에, 반성하지 않기 때문에, 돌아보지 않기 때문에 더욱 위험합니다. 세상으로 보냄을 받은 하나님 나라의 사람들, 이리의 세상으로 보냄을 받은 양과 같은 성도와 교회.... 하나님의 생각으로 우리의 마음을 지키고 하나님의 뜻으로 우리의 삶의 순결함을 지킬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비로소 지혜와 순결의 성도와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증거되고 새생명의 열매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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