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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 **” 김나래 202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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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 **”

 

다음 달이면 카타르에서 제 22회 월드컵이 열립니다.  1970년대에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저로서는 요즘 일어나는 일들이 꿈만 같습니다.  그 시절에는 ‘박스컵’이라는 대회가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박대통령컵 쟁탈 아시아컵대회‘였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메르데카컵이 있었고, 태국에서 열리는 킹스컵이 있었습니다.  어릴 적 유일한 즐거움이 축구였기 때문에 저는 단 한 경기도 놓치지 않고 중계를 봤었습니다.  한국은 ’화랑‘과 ’충무‘라는 두 팀을 만들어서 참석시켰는데, 화랑팀은 세 개 대회에서 늘 우승 혹은 준우승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렇게 경기를 하기만 하면 다 이기고, 심지어 우승을 밥 먹듯이 하는데.... 월드컵은 지역 예선에서 번번이 미끌어졌습니다.  심지어 올림픽 축구에서도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월드컵과 올림픽 본선에 나가는 것이 대한민국 축구의 과제이다....라는 말을 들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대회만 나가면 우승하는 나라가 왜 예선탈락을 하지....?  우승도 아니고... 왜 지역예선을 통과하는 것이 과제가 되지....?  박스컵과 월드컵을 동급 수준으로 이해했던 결과였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축구가 차범근을 전후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1976년 박스컵대회에서 종료 7분을 남기고 4:1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6분 만에 3골을 몰아넣은 일은 유명합니다.  그는 당시 최강이던 독일 프로축구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는 큰 충격을 받습니다.  자신이 한국에서 축구를 하던 환경과 독일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시작하는 환경이 너무 큰 차이가 났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그는 맞으면서 축구를 했었습니다.  그의 축구에서 욕설과 구타와 폭행은 일상이며 상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독일에 가보니 동네 아이들이 리그를 만들어서 놀면서 즐기는 축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골을 못넣었다고 욕설을 하거나 실수했다고 구타하거나 게임에서 졌다고 체벌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저 즐겁게 공을 파고 함께 놀다가 소질과 관심이 발견되면 좀 더 그 소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는 독일에서 돈을 벌어서 한국에서 바로 이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는 귀국 후에 ‘차범근 축구교실’을 열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부산의 동래중학교는 전국적으로 꽤 축구를 잘하는 학교였습니다.  1년에 한 두 번은 전국대회에 입상을 했었습니다.  꽤 넓은 운동장 한 켠에 축구부실이 있습니다.  뭔가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작은 건물이었습니다.  늘 체벌과 구타가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코치들뿐만 아니라 상급생들이 하급생들에게 일상적이고 습관적으로 폭력을 행했습니다.  매일 오후가 되면 수업을 하지 않고 운동장을 뒹굴며 훈련을 했던 많은 친구들이 있었는데, 항상 우울하고 지친 표정이었습니다.  당시 축구부였던 대부분의 친구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사고를 치거나 상급 학교 혹은 기관에 진출하지 못하고 운동선수로서의 경력이 단절되고 말았습니다.

 

국가대표팀 경기를 볼 때마다 예전에 품었던 의문들과 안타까움들이 다시 생각납니다.  늘 우울했었던 축구부 친구들, 항상 야구방망이를 들고 다니며 욕설을 잘했던 축구부 코치 선생님, 진학이 되지 않아서 중학교를 4년, 5년 다니던 선배들.... 학교가 일본의 군국주의 잔재와 군사정권의 영향 아래 있었고, 학원 스포츠가 군사문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었습니다.  만일 그 친구들이 어릴 적부터 즐겁게 운동하는 법을 배웠으면 어땠을까?  실수해도 손가락질 받지 않고, 잘못해도 웃어주고, 게임에서 지면 다음 게임을 약속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 그래도 꽤 축구를 잘하는 나라가 되어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운동을 하는 문화만 바꿔줘도 이렇게 잘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번 22회 월드컵도 즐거운 스포츠, 행복한 축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16강에 들지 못해도 좋으니까.... 이정도 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니까.... 선수들도, 국민들도 축구를 스포츠의 하나로 여기고....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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