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 홈 >
  • 예배와 말씀 >
  • 목회 칼럼
목회 칼럼
돌들의 소리 김나래 2022-10-30
  • 추천 0
  • 댓글 0
  • 조회 255

http://chodaepa.onmam.com/bbs/bbsView/14/6163665

돌들의 소리

 

제가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적 현실에 대해 고민할 때 소위 운동권 선배들이 자주 저를 찾아왔었습니다.  제가 워낙 종교적인 질문들을 하고, 그들이 가진 논리와 다른 말들을 하니까 모두 감당을 하지 못하고 포기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 선배가 제게 다가왔습니다.  제게 누가복음 19장 40절을 들이밀었습니다.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눅 19:40)  지금 청년대학생들이 불의와 악에 대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를 칠 것이라고 했습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가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말도 했습니다.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의 어둠과 불의에 대해 침묵하면, 무엇이 정의이고 불의인지를 구별하여 말하지 못하면, 약자의 편에 서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은 이방인을 들어서 구원의 역사를 이루실 것이고, 구원의 역사에 제외될 것 같은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이 말씀은 저의 청년시절을 인도하는 강력한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돌들은 어떻게 소리를 칠까요?  그동안 주로 이 말씀은 사회적 불의와 악에 대한 교회와 성도들의 윤리적 의무를 강조하는 말씀으로 이해되었습니다.  교회와 성도들이 정의를 말하지 않으면 하나님은 그들을 버리시고 또 다른 방법을 통해서 이 세상을 구원하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딱히 잘못된 해석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하지만 본문의 문맥과 상황을 고려한 만족스러운 해석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누가복음 19장에는 3가지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삭개오의 집에 예수님이 들어가신 일과 므나 비유, 그리고 제자들이 감람산에서 나귀를 가져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세가지 일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영적 정서에 있습니다.  삭개오와 므나로 순종하는 종들과 나귀를 헌신하는 숨은 제자에게서 발견되는 공통된 정서는 바로 ‘즐거움’입니다.  그들은 복음을 즐거워하고 예수님을 기뻐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이 준비한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을 향해 가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이 환호하고 즐거워합니다.  “제자의 온 무리가 자기들이 본 바 모든 능한 일로 인하여 기뻐하며 큰 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여 이르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눅 19:37-38)라고 외칩니다.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누가복음 19장의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서 40절의 말씀을 보려고 합니다.  상상합시다.  예수님께서 나귀를 타셨습니다.  당시 모든 제국의 왕들은 군사용으로 준비된 말을 탔습니다.  높고 화려하며 위엄있고 권위있었습니다.  그들의 말발굽 아래 수많은 나라와 민족들이 짓밟혔고, 그들의 창과 칼 아래 수많은 생명들이 이름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나라를 정복하고 민족을 짓밟을 때마다 그들은 높고 화려한 말을 타고 정복한 나라와 백성들을 내려다보며 그 땅이 자신의 땅임을 선언했습니다.  반면 군마를 탄 군대의 행진 앞에 자유와 생명과 주권을 잃은 나라와 백성들은 눈물을 흘려야했습니다.  그 누구도 제국의 왕들의 행진을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모든 왕들의 왕이시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보내심을 받은 메시야는 군마를 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그들을 도와서 짐을 싣던 나귀의 등에 올라타셨습니다.  당시에 유대인들은 나귀의 등에 그들의 피와 땀을 실었습니다.  그들의 삶을 실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짐의 자리에 자신을 실었습니다.  군마가 아닌 나귀를 타셨다는 것....  제국의 왕이 아니라 그들의 이웃으로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을 말합니다.  정복하고 다스리는 왕이 아니라 그들을 위해 일하고 섬기는 왕으로 오셨다는 것을 말합니다.  제국의 모든 왕들은 그 앞에 선 나라와 백성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했지만 만왕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그들의 눈물을 씻으시고 그들의 형제와 이웃이 되시며 그들의 모든 짐을 자신이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실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의 기쁨이 되십니다.  이것을 알고 믿는 제자들이 예수님을 기뻐하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누가복음 19장 40절은 다르게 읽혀야 합니다.  단순히 복음을 외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 이전에 성도와 교회의 기쁨에 관한 것입니다.  십자가를 기뻐하고 복음을 즐거워하는 성도와 교회에 대한 예수님의 칭찬과 격려의 말씀입니다.  세상이 복음을 즐거워하지 않고 예수의 십자가를 인정하지 않을 때.... 성도와 교회가 복음의 기쁨과 십자가를 따르는 삶의 즐거움을 증거해야 합니다.  교회와 성도가 기뻐하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돌들이 기뻐할 것입니다.  천하만물이 하나님과 함께 기뻐하고 찬양할 것입니다.   “만일 이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으면 돌들이 기뻐하리라”  우리에게 참된 기쁨을 주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 

    추천

댓글 0

자유게시판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추천 조회
이전글 "너그 아부지 머하시노?" 김나래 2022.11.06 0 225
다음글 “대~~한민국! *** **” 김나래 2022.10.23 0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