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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평 1 ' 김나래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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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 1 

 

어릴 때 제가 어머니에게 많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엄마, 나는......!”이라는 말입니다.  어린 시절 저는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일상이 그랬습니다.  저는 3남 1녀의 셋째입니다.  형 둘에 여동생이 하나입니다.  부모님,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인생이 참 만만하지가 않았습니다.  할머니는 큰 형을 너무, 너~~~무 사랑하셨습니다.  소위 치마폭이 감싸고 계셨습니다.  할머니의 장롱에 들어있는 모든 캔디와 젤리와 용돈은 다 큰 형 것이었습니다.  작은 형은.... 어려서부터 거제도에 있는 외가댁에서 자랐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부산 해운대에서 교회를 개척하셨고 우리는 경제적으로 늘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거제도에서 원래 꽤 부유한 집안이었던 외가는 당시에도 풍족했습니다.  부산 대도시에 사는 저보다 거제도 촌에 사는 형이 옷과 신발과 그 외 모든 부분에서 훨씬 풍요로웠습니다.  게다가 어머니의 마음과 시선은 두고 온 아들에게 늘 가 있었습니다.  여동생은 애초에 비교대상이 되지 못했습니다.  여동생은 자리는 늘 아버지의 무릎이었습니다.  집 안에 어른들.... 할머니는 큰 형을, 어머니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작은 형을, 아버지는 여동생을.... 나는.... 항상 그들의 사랑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늘 무엇인가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다는 생각을 했고, 감히 아버지께 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어머니께는 ‘“엄마, 나는.....”이라는 불평을 자주했습니다.  형들과 여동생에게는 무엇인가 좋은 것을 주고 나는 왜 주지 않느냐는 항의였습니다.  그리고 이 말을 잊을 수 없게 만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날도 학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해운대초등학교에서 해운대역 앞에 있는 집으로 오려면 초등학생 걸음으로 20분 가량 걸립니다.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어... 저기 수퍼마켓으로 엄마가 누구 손을 잡고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보니까 작은 형입니다.  작은 형.... 거제도에 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잠시하면서도..... 수퍼마켓, 과자와 과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나는 감히 들어가보지 못하는 그 거룩하고 아름다운 곳에 엄마가 나를 빼고 형 손만 잡고 들어가고 있었던 겁니다.  마음에 불이 일어났습니다.  분노의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수퍼마켓을 향해 냅다 뛰기 시작했습니다.  목청껏 외쳤습니다.  “어어어어엄마아아아아~~~~ 나아아아느으으으은!!!!!!”

 

어머니의 한쪽 손을 번개같이 낚아챘습니다.  그리고 눈물이 마르지 않은, 가장 원망스러우면서도 불쌍한 눈으로 엄마를 딱~ 쳐다봤습니다.  엄마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와 꼭 같은 ‘몸빼’를 입은 어떤 아주머니가 무슨 이런 일이 있느냐는 표정으로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다른 쪽에 있는 꼬마도 형이 아니었습니다.  너 누구냐는 표정으로 저를 보고 있었고, 수퍼마켓 아주머니 또한 이런.... 미친 놈을 봤나...의 표정이었습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같이 휙 몸을 돌려서 다시 냅다 뛰었습니다.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나고... 인생은 불공평하고.... 그리고 나도 엄마 손을 잡고 수퍼마켓 가고 싶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11살 이응도라는 한 꼬마를 만났다고 합시다.  그 꼬마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아저씨, 아주머니.... 제 인생은 왜 이렇게 불공평한가요?  할머니는 큰 형만 사랑해요.  아버지는 여동생만 안아줘요.  어머니는 작은 형만 보고 싶어해요.  나는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고 보살펴주지 않아요.  인생은 원래 이런 건가요?  이렇게 불공평한가요?”라고 묻는다고 합시다.  여러분은 무엇이라 대답해주시겠습니까?

 

  딱히 대답하기 힘이 드신다면... 이렇게 여쭤볼까요? 여러분은 인생은 공평합니까?  여러분이 사는 세상은 공평합니까?  기왕 질문을 드린 김에 조금 전의 질문과 연결해서 하나 더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신앙인들입니다.  예수를 믿습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우리의 아버지 하나님은 우리에 대해서 공평하십니까?  하나님은 우리의 공평한 아버지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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