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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섭의 길, 김진홍의 길 김나래 202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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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과 허병섭

 

 

 

오늘 소개하고 싶었던 두 목회자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허병섭 목사이며 다른 한 사람은 김진홍 목사입니다. 두 사람은 1970년대 초반 청계천에서 빈민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1970년대의 척박한 빈민촌 환경에서 복음을 삶과 환경과 사회를 바꾸기 위해 헌신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선택한 길은 달랐습니다.

 

 

 

허병섭은 일용노동자들의 교회를 꿈꾸었습니다. 그는 영화 소설과 영화 ‘어둠의 자식들’과 ‘꼬방동네 사람들’에 나오는 ‘공병두 목사’의 실존인물이었습니다. 그는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하고 1974년 ‘수도권 특수지역 선교위원회’ 활동에 참여하면서 빈민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유신 시절 내내 5차례나 고문과 옥살이를 겪었습니다. 1976년 서울 하월곡동 달동네로 들어가 동월교회를 세웠고, 1980년대 초에는 교회에 국내 최초의 탁아방이라고 할 수 있는 ‘똘배의 집’을 만들었습니다. 똘배의 집은 탁아소 입법화의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1990년에는 목사직을 벗고 도시 빈민 노동자로 막노동판에서 미장일을 익혔고,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공동체 ‘월곡동 일꾼두레’를 만들어 후배 목회자들과 노동자 협동조합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1996년 전북 무주 생태교육을 실천하는 대안학교인 ‘푸른꿈고등학교’를 세웠습니다. 그를 모델로 소설을 집필한 이철용 작가는 “허병섭 목사는 책상운동을 거부하고 빈민현장 운동을 몸소 실천한 유일무이한 성직자였다. 죽는 날까지 변하지 않고 민중과 더불어 살았다. 한마디로 이 시대에 살아 있는 예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2013년 1월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함께 청계천에서 목회를 시작했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걸었던 김진홍 목사가 있습니다. 한국교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습니다. 그의 목회를 요약하자면 ‘청계천과 활빈교회’, ‘두레마을’과 ‘뉴라이트’입니다. 그는 ‘새벽을 깨우리로다’는 메시지로 청계천에서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1976년 청계천 철거작업이 시작되자 허병섭은 산으로 올라가서 판자촌에 교회를 세운 반면 김진홍은 경기도 남양만에 ‘두레공동체’를 세웁니다. 이후 두레 공동체는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 세계 곳곳에 세워졌습니다. ‘두레교회’의 이름으로 해외와 국내에 각각 8개씩의 교회를 세웠습니다. 대안학교, 복지센터, 문화센터 등도 함께 설립됩니다. 김진홍 목사는 ‘두레 내추럴’이라는 다단계 사업에도 손을 댔습니다. 김진홍은 "하나님 다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며, 자본주의는 성경적 윤리가 낳은 자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1997년 경기도 구리에 두레교회를 설립합니다. 두레공동체와 여러 곳에 세운 두레교회와 세계 각지에서 쏟아져 나오는 책과 설교CD와 후원금으로 막대한 재정이 그에게 집중됩니다. 그는 한국교회에 속했던 유망한 청년들이 그때만 해도 힘들었던 유학길에 오를 때 ‘두레장학생’을 선발했습니다. 그들을 자기 사람으로 키웁니다. 그리고 김진홍의 20년 지기라고 주장하는 ‘장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듭니다. 이명박 때에 등장했던 ‘뉴라이트’라는 집단은 김진홍의 두레장학금이 만든 열매입니다. 그들은 왜곡된 수정주의 역사관, 계몽주의 역사관으로 무장하여 당시 군부독재가 가지지 못했던 논리성을 만들었고, 오늘날까지 친일을 옹호하고 반공을 주장하는 극단적 한국교회의 지형을 만들었습니다. 한 때 통일한국의 총리를 꿈꾸며 자신의 정치세력을 만들어가던 김진홍 목사는 최근 교회의 재정 비리와 후임 목회자와의 갈등으로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교회는, 혹은 현대교회는 여전히 이 세상의 희망일 수 있을까요? 빛이 되며 소금이 될 수 있을까요?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꿈꾸는 성공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만일 한국교회와 목회자가 추구해야 할 성공이 세계적 대기업 ‘삼성’과 같은 것이라면 김진홍 목사는 성공한 목회자요, 우리는 그 뒤를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따라야 할 길이 예수의 길이요 바울의 길이며 베드로의 길이라면.... 우리는 빈민들을 위한 교회를 세우고 그들과 함께 살과 피를 나누었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생명을 나누는 일에 최선을 다했던 허병섭 목사의 성공을 살펴야 합니다. 모두가 허병섭이 될 수 있지만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예수와 바울과 허병섭을 발견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교회가 비로소 희망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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