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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머리 나쁘다고!!!” 김나래 20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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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hodaepa.onmam.com/bbs/bbsView/14/6263937

, 머리 나쁘다고!!!”

 

요즘 학교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 드라마에 꼭 등장하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소위 공부벌레들입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하고, 자신이 공부하는 일에 방해를 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싸움까지도 불사합니다. 정말 그런 친구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제게는 그런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갔는데 처음 반을 편성하고 다들 호기심에 가득 차서 와글거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누군가 교탁으로 가더니 거친 부산 욕설과 함께 소리를 질렀습니다.

 

야 이.....***들아, 조용히 못해! 도대체 집중을 할 수 없잖아! 나 이제 인문계 고등학교에 왔고, 좋은 대학에 가야하고, 공부해야 된다고! 나 성질 더럽다. 운동도 좀 했고.... 공부하는데 방해하는 놈들 있으면 가만히 안둔다! 조용히 하라고!!!!”

 

순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씩씩대고 있는 그 친구를 120개의 눈동자가 잠시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다시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는 분을 삭이지 못해서 소리소리 지르다가 결국 자기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참 별난 놈 다 있다 싶었습니다.

 

이후에 그 친구와 친해졌습니다. 사는 동네가 비슷해서 버스도 같이 타고 독서실도 같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약간 모난 면이 있지만 착하고 성실했습니다. 다만 공부에 엄청나게 집중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고등학교 다닐 때 흔히 했던 미팅이나 음악다방에 가는 일이나 동시상영 영화를 보러가는 일 등등.... 그 친구는 절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너무 궁금해서 그 친구에게 진지하게 물어봤습니다. “니는 와 그라노?”

 

그 친구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자랄 때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한번, 중학교 2학년 때 한번 IQ 검사를 했습니다. 그 친구는 두 번 검사에 모두.... 거의 동물 수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돌고래와 범고래가 각각 8090인데.... 침팬지는 100이 넘는 경우도 있다는데.... 그 친구는 100 이하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부모님이 두 분 다 공무원이시고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 했고, 반장을 놓친 적이 없었는데.... IQ가 동물 수준이라고....? 그 친구는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선생님이 부모님을 학교로 오시게 해서 신신당부를 했다는 겁니다. 이 아이는 지금은 초등학교라.... 열심히 하기만 해도 공부를 잘 하지만.... 앞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면 점점 힘들어질 겁니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시고, 어쨌든 열심히... 열심히... 죽어라.... 공부를 시키십시오. 안그러면.... 대학 가기 힘들 겁니다.....라고 했다는 겁니다.

 

사실 그 친구는 저보다 공부를 잘했습니다. 못하면 이상한 것이 학교에 제일 빨리 와서 가장 늦게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쉬는 시간이 없고, 점심시간도 없었습니다. 오직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겠다는 불타는 열심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원대로 일류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가끔 그 친구를 떠올릴 때마다 웃음이 납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그 친구의 선생님과 부모님이 작전을 짰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들아, 너는 가진 머리가 없으니.... 열심히 해라. 머리 좋다는 놈들이 교만해서 게을러질 때 너는 너의 삶에 대한 자세와 태도를 분명하게 해라.... 부모님은 다소 평범해보이는 아들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하고 열심 있는 자세와 태도를 심어주려고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지금 그 친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저는 적어도 그 친구가 현재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고 보다 좋은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는데 의심이 없습니다. 정말 그 친구의 머리가 나빴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자기 삶에 대한 좋은 태도와 습관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가지고 태어났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로 살 것인가?’이고, ‘좋은 머리보다 중요한 것은 성실한 삶이며, ‘받은 유산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가치 있게 여기는 마음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고결하며, 누구나 최선을 다해서 아름답게 살아갈 자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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