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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보험 김나래 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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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보험

 

지난 주일 저녁에 워싱턴 지역에서 1박2일로 교단 목회자 가족 모임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성일이와 승하가 그동안 사귀었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기 때문에 그곳에 두고 저희 부부는 늦은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가 먼저 집에 들어가고 저는 짐을 챙기고 있었는데.... 조금 전에 들어갔던 아내가 허둥대며 밖으로 나왔습니다.  빨리 들어가보라고... 큰 일이 났다고 했습니다.  도둑이 들었나....하고는 들어가봤더니 정말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2층 세면대 아래에 있는 수도관이 터졌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집에서 4시 전에 나갔고 10시에 돌아왔으니까.... 그 사이에 터진 것은 분명하고 그동안 그야말로 콸콸콸 물이 계속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2층 침실 바닥에 물이 첨벙첨벙했고, 1층 거실에도 발목 가까이 물이 차있었고, 지하 거실에는 이미 천장이 곳곳에서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시냇가도 아닌데 온 집안에 물 흐르는 소리가 가득했습니다.  겨우 더 이상 물을 나오지 않게 만들고.... 아내는 친구 집에서, 저는 교회당 사무실에서 잠을 잤습니다.  

 

다음 날 보험회사에 연락했습니다.  일단 거처할 곳을 구하라고 하더군요.  지난 주간 계속 집을 청소하는 업체, 앞으로 수리할 업체, 우리가 그동안 지낼 곳을 준비해주는 업체, 전체 손해액을 산정하고 공사할 수 있도록 돕는 업체 등과 연락하고 의논하고 결정하는데 정신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수습되어가고 있고, 저희가 임시로 지내는 거처에서 사는 일도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어려움을 당하고 보니 그동안 별 생각없이, 아니 좀 불만을 가졌었던 집보험에 대해서 고마운 마음이 많이 생깁니다.  야.... 집 보험을 제대로 들어놓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이 정도 집이 망가졌는데.... 고치려면 상상할 수 없이 많은 돈이 들텐데.... 집을 새로 짓는 것과 비슷하다는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보험 참 좋다....는 생각하지 하게 되었습니다.  물 때문에 생긴 모든 손해를 다 보상해주고, 임시로 지낼 집에 대한 비용도 책임을 진다고 하니 어려움을 만난 중에 오히려 위로가 되고 안심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간 일을 수습하는 중에 보험회사와 접촉을 하면서 우리의 신앙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히브리서 11장을 우리는 ‘믿음장’이라고 부릅니다.  믿음을 다양한 말로 설명하고 증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즐겨 암송하는 1절에는 믿음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히 11:1)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신앙의 선조들은 그들 안에 허락하신 믿음을 ‘증거’로 삼았다고 했습니다.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히 11:2-3)  선조들 안에 허락된 믿음을 가지고 이 세상을 바라보니 이 세상이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음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 믿음이 그들 안에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을 때 그들의 가치가 변하고 삶이 변합니다.  그들의 변화가 11장 전체에서 잘 설명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32-40절에서는 세상이 감당하지 못했던 그들의 삶을 증거합니다.  이 믿음을 가진 성도들은 고난과 핍박과 궁핍함을 넉넉히 믿음으로 이기는 삶을 살았습니다.  40절에는 그들이 넉넉한 승리를 얻을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이유를 설명합니다.  “이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더 좋은 것을 예비하셨은즉....”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더 좋은 것을 예비하고 계심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대해 담대할 수 있었고, 고난과 고통에 대해 인내할 수 있었고, 환란과 궁핍한 삶에 대해서도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당하는 모든 어려움에 대해 하나님께서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것으로 보상하신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세기 고난과 핍박이 일상화된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이 말씀은 위로와 능력이 되었습니다.

 

이 귀한 복음을 제가 얻은 보험의 혜택과 비교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좋은 교훈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만든 보험의 제도를 통해서도 우리가 어려움을 이기는 힘을 얻는다면 이 세상을 지으시고 운행하시며 구속하시는 하나님의 복음을 얻은 우리는 어떤 믿음으로, 어떤 가치로 이 세상을 살아야 할까요?  세상의 모든 시험과 유혹을 이길 수 있는 넉넉한 믿음과 담대함으로 오늘을 살고 내일의 가지 않은 길을 걷는 성도와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구원의 보증이 되시며 천국으로 인도하는 길과 문이 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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