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김나래 | 2024-08-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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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아주 잊지 못할 꿈을 꾼 일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 보는 의사 앞에 앉아 있고, 의사가 저를 검사한 차트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가 아주 불쌍하게 보인다는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3년 전에 받았던 암 수술이 잘못되었습니다. 다른 부위에서 재발했고, 당신은 앞으로 1년 정도를 살 수 있습니다.”
의사의 말을 들은 제가 그 자리에서 잠시 멍하니 생각하다가..... 벌떡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일어나서 계속 생각했습니다. 꿈이 꽤 생생했기 때문에 의사의 말과 표정, 저의 당황스러움과 두근거림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제가 의사 앞에 앉아있던 짧은 시간...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습니다. 1년이라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왜....?”였구요, 그 다음에 든 생각은 “어땋게 하지?”였습니다. 잠에서 깬 다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슴은 두근거리는데.... 고민은 계속되었습니다. 꿈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짧은 시간동안 느꼈던 절망감...혹은 두려움은 마음에 오래 남아 있었습니다. 내가 참 연약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지난 여름 교회 수련회에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아침에 해변을 책을 하는 중에 문득 이 그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말씀 드린 꿈을 꾼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꿈에 연결된 고민을 하던 상황이라.... 저기 바다를 향해 끊어진 길이 제가 꿈에서 봤던 1년 남은 인생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사진을 찍고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 썼습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길은 만드는 것일까? 기다리는 것일까?
길의 끝에서 한 걸음만큼의 용기를 고민하며,
하늘에 묻는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의 인생의 길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일까요? 하나님이 허락하시기를 기다리는 과정일까요? 사실 알고 보면 우리는 시간의 끝을 살고 있습니다. 내가 내딛는 한 걸음이 바로 미래와 현재가 공존하는 순간이며 곧 과거로 변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저만큼 보장되고 남은 시간을 걷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일 수 있는 시간을 연장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떤 발걸음은 바람에 날리는 깃털보다 가벼울 수 있습니다. 어떤 발걸음은 배 위에서 폭풍이 몰아치는 갈릴리의 바다위로 내딛는 베드로의 발걸음처럼 무거울 수 있습니다. 길의 끝에서... 시간의 끝에서..... 나는 이 한걸음을 내 힘으로 만들어야 합니까? 하나님이 길을 열어 주시기를 기다려야 합니까? 내가 갈 길을 만들려고 할 때 하나님의 생각과 지혜가 함께 하기를 소원하고, 내가 길을 기다려야 할 때 하나님의 때에 대한 믿음이 있기를 소원합니다. 하나님의 길에 대한 지혜와 때 앞에서 용기있는 신앙인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허락된 시간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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