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약속 - 7. 나의 연약함을 책임지시는 주님 | 이응도 | 2011-09-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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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의 연약함을 책임지시는 주님(출 12:10-20)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기만 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을 볼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을 원망했었고 나 자신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평생 울어야 할 울음을 그 몇 일 동안 다 울어버린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가나안 사람들을 따라 크고 깊은 강이 흐르는 애굽으로 흘러갔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겠다고 서원한 것이 그리 오래지 않았는데 어느새 나의 필요를 따라 걷고 있었습니다.
재물을 빼앗길까 두려웠고 사랑하는 아내를 잃을까 두려웠고 무엇보다 내 목숨을 잃을까 두려웠습니다. 때때로 애굽의 권력자들이 이방에서 흘러온 유목민들의 목숨을 빼앗고 아내와 재산을 강탈한다는 소문을 들은 후에는 더욱 큰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그 두려움은 꾀를 만들었고 비겁한 거짓을 만들었습니다.
아내를 원한다 했습니다. 나는 나의 아내를 바로의 수많은 아내 중 하나로 바치고 양과 소와 노비와 나귀와 약대를 얻었습니다.
그 몇 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내 어리석은 판단과 비겁한 결정이 만들어 놓은 결과 앞에 지지리도 작고 못난 가슴을 치며 옷을 찢었습니다. 왜 나를 불러냈냐고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고 비열하기 짝이 없는 상상을 하며 아내를 욕하기도 했습니다. 분노스러워서, 수치스러워서 그저 멍하니 바로의 궁정을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나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내 어리석은 선택까지 책임지시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고백할 때 비로소 내 인생에 개입하시는 능력의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지 않고 나의 필요를 따라 살았느냐고 책망하시지 않고 먼저 위기에서 건져주시는 은혜의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내가 평생 신뢰하고 의지할 나의 반석을 만났습니다. 나를 불러내신 여호와 하나님은 갈대아 땅에서도 하나님이셨고 가나안 땅에서도 하나님이셨으며 이곳 애굽땅에서도 하나님이셨습니다. 내 삶의 풍요함 중에도 하나님이셨고 내 삶의 고난과 어려움 중에서도 나의 하나님이셨으며 나의 비겁함과 연약함 중에서도 여호와는 나의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거룩한 약속을 나의 비겁함으로부터 보호하셨습니다. 내가 외면했던 하나님이 내가 포기했던 아내와 내가 저주했던 나 자신을 회복시켜주셨습니다.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집니다. 무너진 내 삶을 일으켜 세우시는 하나님을 만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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