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의 분노 - 3. 하나님을 만나다. | 이응도 목사 | 2011-09-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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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나님을 만나다.
내가 하나님을 외면하면 하나님도 나를 외면하실 줄 알았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떠나면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될 줄로 알았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지중해 한 가운데 나는 천천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이제껏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이 흐르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 당신은 온 세상에 계십니다.
어두울수록 안심이 되는 듯, 깊을수록 두려움이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지나온 삶이 선창에 흐르는 바람처럼 지나갔습니다. 나는 그렇게 당신의 선지자로 이제껏 살아왔습니다. 당신의 뜻을 옳다고 여겼고 당신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당신 앞에서 내 삶이 더욱 빛내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복작대는 저자 거리에서 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와 내 팔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전하는 말씀대로 살고 있기나 한 거요? 하나님이 당신의 삶에 존재하기를 하는 거요? 당신을 위한 하나님이요, 하나님을 위한 당신이요?”
내가 믿는 신에게 기도하지 않고 무엇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렇게 풍랑이 이는데, 이렇게 죽을 지경이 되었는데 왜 너는 이렇게 잠이나 자고 있느냐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막고 하나님의 얼굴을 피했던 나는 그렇게 다시 하나님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그때 고백했어야 합니다. 그때 엎드렸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눈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하나님의 손이 나를 깨울 때,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책망할 때…. 제비를 앞에 두었을 때 고백해야 했습니다.
나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내가 믿는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들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단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답답한 물길 속에서 얼만큼 더 절망하고 얼만큼 더 죽어야 할 지 알 수 없습니다.
온 세상에 충만하신 당신을 만나는 길은 이렇게 철저하게 죽어야 하는 것임을 깊고 깊은 죽음 앞에서 비로소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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