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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길 - 4. 하나님, 잘못 택하셨습니다.(출 3-4장) 이응도 목사 201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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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하나님, 잘못 택하셨습니다.(출 3-4장)

하나님, 나는 사실 좀 화가 나 있습니다.

감히 하나님께 화가 나 있냐구요?

아니, 아닙니다.

나는 지금 나 자신에 대해서 화가 나 있습니다.

광야에서 40년을 머물면서,

무지렁이 목자가 되어

양들의 분비물 냄새를 풍기며 이 들판을 떠돌면서

나는 자신에 대한 분노와 절망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왔습니다.


하나님, 나는 도대체 누구입니까?

내가 누구이길래

이제서야 바로 앞에 가서 내 백성을 내 놓으라고 말한단 말입니까?

내가 도대체 누구이길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서 나를 따르라고 말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구요?

바로 이 산에서 모든 이스라엘이 함께 하나님을 경배할 것이라구요?

하나님,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데 그들이 어찌 나를 믿고 따른단 말입니까?

내가 아무리 하나님의 이름을 그들 앞에서 떠들어 댄다 한들

내가 확신하지 못하는 하나님을 그들이 어떻게 나를 통해 믿는단 말입니까?

피곤하고 지친 마음을 이끌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나에게서

도대체 무엇이 나올 것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뱀이 변하여 지팡이가 된다 한들

내 손이 변하여 눈과 같이 된다 한들

나일의 창궐한 강물이 핏물로 넘실거린다 한들

이름 없이 늙어가는 미디안 광야의 한 목자가

어찌 하나님의 사자가 되어 백성 이스라엘을 이끌고

바로의 군사들을 뛰어넘겠습니까?

뱀이 그저 다시 뱀으로 돌아가듯

잠시 하나님의 감동으로 사자인 척 떠들어대던 나도

어느새 다시 목자가 되어 이 미디안 광야에 몸을 묻을 것입니다.

하나님, 생각해 보시겠습니까?

나는 애굽의 왕자로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을 때에도

단 한 사람의 이스라엘 백성들도 내 사람으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현혹되고 남을만한 재물을 들고서도

그 누구의 마음에도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원래 사람을 설득하기보다 명령하기를 좋아하고

참고 들어주기보다 먼저 결론 내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40년을 매일 나 자신을 증오하며 살아온 나는

400년간 노예로 살면서

찌들고 병든 그들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아무리 내게 명령하고

아무리 나와 함께 하시겠다 약속하신들

하나님, 나는 무능하고 지친 사람,

연약하고 어리석은 사람,

하나님의 일에 적합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지으신 눈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고

하나님의 지으신 입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해도

하나님이 택하신 그들은 결코 나를 통해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

하나님, 보낼만한 사람을 보내십시오.

저는 도무지 아닙니다.

광야에 흩날리는 먼지와 같이,

피었다가 지는 꽃과 같이,

그저 호렙산의 그림자가 날마다 사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사라져 갈 인생입니다.


하나님,

잘못 택하셨습니다.

저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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