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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자녀가 부끄러우십니까?” 이응도 목사 201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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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자녀가 부끄러우십니까?”

지난 주에는 저의 어머니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싸움이나 다툼이 있을 때 늘 다른 사람 편에서 저를 책망하시던 어머니는 결정적인 순간에 저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어머니의 신뢰를 확인한 저의 마음 속에는 늘 든든한 자부심 같은 것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인격과 성품이 형성되던 중요한 시기에 어머니의 신뢰가 두고두고 제게 큰 힘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신뢰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것만큼 자녀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부모가 부끄러워하고 믿지 못하는 자녀라면 그 자녀는 다른 아무에게서도 능력과 인격을 인정 받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에게 이 질문 한 가지를 드리고자 합니다. “혹시 당신의 자녀가 부끄러우십니까?”


자녀를 부끄러워하는 부모에게는 크게 두 가지 정도의 유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 번째는 2년 전에 만난 적이 있는 K씨 부부의 경우입니다. 그들은 자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녀석이 우리 사이에서 태어났는지 모르겠어요. 내 아들이 그 정도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거든요.”


그렇습니다. 일류 대학을 졸업했고 미국에 건너와서도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늘 자신들의 능력과 성공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있어서 Community College를 다니고 있는 아들이 있다는 사실은 그렇게 쉽게 믿어지는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렇게 화려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부모에게서 열등하고 못난 자신이 태어났다는 것은 자신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일 것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사람은 누구나 인정 받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부모에게서 그 존재의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하는 자녀가 자신의 삶의 가능성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을까요? 부모에게서 인정 받지 못하는 자녀는 점점 부모와 높고 두터운 담을 쌓게 되고 자신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환경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많은 자녀들이 동료 집단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자녀를 부끄러워하는 또 하나의 경우는 L씨 부부의 경우입니다. 그들의 자녀에 대한 사랑은 지나칠 정도로 적극적입니다. 오직 자녀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결과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표현하게 되고 자녀는 늘 그 기대와 넘치는 사랑을 부담스러워 했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간 L씨 부부의 딸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큰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그 일로 인해 학교를 그만 둘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L씨 부부는 그 일을 수습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그리고 겨우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그 일을 덮어 놓았습니다. 이제 3년 째, 딸은 학교를 다니다가 그만 두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늘 책임질 수 없는 일을 저질러 버립니다. 그리고 L씨 부부는 그 일을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도록 수습하기에 바쁩니다. “도대체 그 녀석이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남 부끄러워 죽겠어요. 다른 사람들이 알아봐요. 도대체 우리를 어떻게 보겠어요. 저 녀석 어디 시집이나 가겠어요? 어휴….” L씨 부부는 다른 사람이 알게 될까봐, 부끄러워서, 딸을 위해서 늘 딸이 저질러 놓은 일을 덮어 둡니다.


K씨 부부와 L씨 부부에게는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그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K씨의 경우 자신들의 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자녀를 부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내 아들이라면 이럴 리가 없다.” “내 아들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내 아들이 이 정도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합니다. 자녀의 성과를 통해서 부모의 삶의 평가하는 이민 사회의 시각에 부담을 느끼면서 자녀의 실패와 자신들의 성공을 분리시키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녀의 마음 깊은 곳에 얼마나 큰 상처가 굳어지고 있는지 K씨 부부는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L씨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L씨 부부의 지나친 자녀에 대한 사랑은 자녀에 대한 사랑일 수도 있고 자신들에 대한 사랑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아직도 자녀는 자신들의 삶의 일부인 것입니다. 자녀를 자신들에게서 분리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자녀의 부끄러움은 자신들의 치부와도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그 치부를 알게 될까봐 두려워서 숨기고 덮고 있습니다. 단단히 숨겨진 그 상처가 안에서 얼마나 깊이, 얼마나 아프게 곪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드러나지 않아서 부끄러워지지 않기를 원할 뿐입니다. 그렇게 자녀는 자라고 있고 자녀 속에 있는 상처도 자라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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