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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자녀는 부모와 다른 사람입니다. 이응도 목사 201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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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자녀는 부모와 다른 사람입니다.

지난 주 K씨 가정과 L씨 가정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두 가정의 부모가 가진 자녀에 대한 태도는 정반대인 것처럼 보입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K씨의 경우 자녀의 문제를 분노와 실망을 섞어서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자녀는 점점 위축되고 부모의 분노는 점점 깊어집니다.


L씨 부부는 좀 달랐습니다. 가능하면 자녀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고 이 어려운 시기만 잘 지나가 주기를 원했습니다. L씨의 자녀는 점점 더 무책임하고 무질서한 삶으로 빠져들고 있고, L씨 부부의 책임과 근심의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반대로 자녀를 대하는 두 부모 – 자녀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숨기지 않는 부모와 자녀를 무조건 숨기고 감싸주는 부모 중에서 과연 어느 편이 바른 삶으로 자녀를 인도할 수 있을까요? 예, 그렇습니다. 둘 다 바른 답일 수는 없습니다.


자녀에 대해 극단적으로 다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두 부모들에게는 부인할 수 없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공통점을 몇 가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는 자녀의 삶의 결과가 같습니다. 부모가 이런 태도를 견지하는 한 자녀의 삶에 변화는 없습니다. K씨 가정의 경우 부모의 실망과 분노가 커질수록 자녀의 속에도 그 부모에 대한 분노와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도 커질 것입니다. 점점 자라나는 실망과 분노가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를 깨뜨리고 자녀 속에 있는 자존감을 깨뜨리고, 그리고 자녀의 미래도 깨뜨리게 될 것입니다.


L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그 자녀는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부모로부터 차단당하고 있습니다. 어떤 잘못도 부모에 의해서 감춰지고 덮어집니다. 아무리 잘못을 저질러도 책임져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점점 그 자녀를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대범해지고 다른 사람에 대하여 무관심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이 두 자녀의 부모는 자녀의 삶을 점점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교육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공통점은 자녀의 삶에 대해 느끼는 부모의 거리에 있습니다. 두 부모가 함께 자녀를 독립적인 인격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부모는 그 자녀를 여전히 자신들 안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부모로부터 독립되지 못하는 자녀들의 특징이 무엇입니까? 자존감과 책임감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입니다. 자존감과 책임감이 낮은 자녀를 둔 부모의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자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에 자녀의 능력이 있는지, 자녀가 꿈꾸는 인생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K씨의 경우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오직‘공부’에 집중하도록 교육을 해왔습니다. 어려운 가정에 태어나서 자수성가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이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공부를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녀에게도 자신의 삶에서 얻은 교훈을 그대로 적용하도록 요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녀는 아버지와 다른 사람입니다.” 자녀는 자신이 원하는 삶이 있습니다. 그 삶이 아버지로부터 부정되고 거절당하면서 K는 공부해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L씨의 경우 다른 방식으로 자신과 자녀를 분리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녀의 잘못이 드러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경우 자녀가 느낄 아픔과 부끄러움을 생각하면 L씨 부부의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자녀가 인격의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할 잘못에 대한 부끄러움과 책임을 자녀에 대한 연민으로 L씨 부부가 빼앗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L씨 부부의 자녀에 대한 지나친 사랑, 그것은 알고 보면 자신에 대한 연민일 수도 있습니다. L시 부부가 아직도 자신들의 단점이나 부끄러운 부분을 인정하는데 있어서 유아기적인 자기 연민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녀의 삶에 있는 부족함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입니다.


상담자로서의 제가 느끼는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 두 가정 다 상담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먼저 K씨 부부의 경우 자녀의 문제를 자신들의 문제로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모든 자녀의 문제는 결국 부모의 문제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인 것이지요. 자녀의 삶에 대한 분노나 실망이 결국 자신의 삶의 흔적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에 뿌리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K가정의 상담은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L씨 가정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숨겨 놓은 것들, 문제로 인정할 수 없었던 자녀의 삶의 흔적들을 드러내지 않으면 상담은 시작될 수 없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자녀를 부모 안에 가두어 놓음으로 자녀가 변화될 수 있는 기회를 막는 것은 자녀에 대한 참된 사랑이 될 수는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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