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칼럼

  • 홈 >
  • 예배와 말씀 >
  • 상담 칼럼
상담 칼럼
16. Double Standard 이응도 목사 2011-09-07
  • 추천 1
  • 댓글 0
  • 조회 543

http://chodaepa.onmam.com/bbs/bbsView/81/544893

16. Double Standard

몇 일 전 다섯 살 된 제 아들 가일이가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왔습니다. 손에는 지난 부활 주일 교회에서 받은 Easter Egg Basket이 들어 있었습니다. 가일이는 충치가 많은 편이라 플라스틱 Easter Egg안에 가득 들어 있는 캔디와 초콜릿을 먹지 못하게 했었거든요. 저의 몸에다가 자기 몸을 비비면서 가일이가 말했습니다. “아빠… 있잖아, 아빠… 나는 정말 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 “뭔데?” “있잖아, 나는~~ 캔디도 먹고~~ 이빨도 안썩고 싶어.”


충치가 많은 가일이는 작년에 어금니를 하나 빼야 했습니다. 그리고 3개월 전부터 매달 치과에 가서 2개씩 충치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다녀올 때마다 가일이는 부흥회(?)를 엽니다. “아빠, 이제 정말 캔디랑 초콜릿 안먹을 거예요. 내가 잘못했어요. 이제 아빠 말씀 잘 들을께요” 지난 주에도 치과에 다녀와서 뜨거운 회개와 결단(?)을 했던 가일이는 이제 겨우 한 주가 지났을 뿐인데 다시 마음이 흔들린 것입니다. Easter Egg Basket을 바라보는 가일이의 눈빛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가일이를 설득하느라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 아들 가일이가 사탕과 초콜릿을 먹고도 튼튼한 이를 가질 수 있을까요? 건강한 치아와 맛있는 초콜릿과 사탕을 함께 가질 수 있을까요?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자녀들이 더 이상 부모를 존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 중에 한가지를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바로 Double Standard에 대한 말씀입니다.


어느 목회자의 자녀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K라고 하는 11학년의 참 잘 자란 남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와 이야기를 하는 중에 의외로 장래 희망에 대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장차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 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삶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K와 좀 더 깊이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저 역시 목회자의 자녀로 자랐기 때문에 더 가슴이 아팠는지 모르겠습니다. K는 목회자인 아버지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K의 아버지는 다소 어려운 목회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늘 부딪히는 경제적인 어려움, 교회에서의 갈등, 목회에 대한 불만족, 동료 목회자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열등감 – 이런 요인들 때문에 아버지는 목회자로서의 자신의 사명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아버지는 교회에 대한 불만과 성도들과의 갈등을 여과 없이 자녀들에게 노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장차 목회자가 되고 싶어하는 K에게 생각을 바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적이 뛰어난 K가 차라리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장로가 되어 교회를 섬기되 자신이 겪고 있는 힘든 목회를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그 이전까지 K는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어렵고 힘든 목회를 사명감과 자기 희생으로 묵묵히 감당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아버지가 경제적인 어려움과 성취감의 부족 때문에 목회에 대한 꿈을 버리라고 하자 K는 가치관의 혼란을 느꼈습니다. 당신 자신에 대하여는 하나님의 말씀과 사명을 적용하신 아버지가 아들에 대해서는 세상 사람들과 똑 같은 가치관을 가지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느낀 것입니다. “목사님, 저는 장차 뭐가 되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에는 아빠처럼 목사가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싫어요. 저렇게 갈등하면서 목회 생활을 하느니 차라리 부자가 되고 싶기도 해요. 그런데 그렇게 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어느 정도 K의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은 자신의 사명감으로 일한다고 하지만 자신의 가족들이 당하는 경제적인, 사회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마음이 아프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옳았던 그 사명은 자녀들에게도 옳고 바른 삶으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자신에게 하나님 앞에서 받은 사명이 귀하고 아름답다면 자녀들에게도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인도하시고 이끌어가시도록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환경이 어렵다고 해서 원칙이 바뀌어서도 안되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가치관이 부정되어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녀에게 어떤 가치관을 심어주고 있습니까? 혹시 여러 가지 가치관을 제시하고 그것을 자신에게 맞게 적당하게 선택하여 적용하는 것을 선이라고 가르치지는 않습니까? 교회에서는 신앙이, 가정에서는 부모에 대한 순종이, 학교에서는 성적이,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는 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사회적으로는 부자가 되고 성공하는 것이 선(善)이라고 가르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부모의 삶에서는 적당한 거짓과 부정이 자리잡고 있으면서 자녀에게는 엄격한 신앙과 윤리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부모의 삶에서 든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가치관이 자녀의 마음 속에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자녀가 평생을 걸 만한 가치관을 삶으로 보여주십시오. 그 가치관으로 자녀의 삶이 건강하게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추천

댓글 0

자유게시판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추천 조회
이전글 17. 자녀에 대한 부모의 연민 이응도 목사 2011.09.07 1 462
다음글 15. 상담을 원하시는 부모님들께 이응도 2011.09.07 1 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