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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칭찬으로 키우기 이응도 목사 201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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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칭찬으로 키우기

H는 어려서부터 늘 칭찬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공부를 잘한 것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했고 친구들과 잘 지냈습니다. 외모도 예뻐서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나름대로 승부욕과 목적의식도 있어서 나무랄 것 없는 아름다운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단 한번도 부모의 기대를 허물어뜨리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을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갈등을 일으킨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스스로 잘 알아서 해결했습니다. H의 부모님은 작은 일에서부터 큰 일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잘 선택하고 해결하는 H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습니다. H는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아이비 리그에 속한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H는 부모의 자랑이었습니다.

정작 H에게 문제가 발생한 것은 대학에서였습니다. H에게 있어서 문제는 크게 두 가지 분야에서 발생했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대인관계에서 드러났습니다. 항상 주목 받고 인정 받는데 익숙했던 H는 비슷한 능력과 환경에 있던 학생들이 모인 대학에서도 같은 결과를 원했습니다. 늘 칭찬 받으려고 행동했고 인정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다소 무리해서라도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고 했고 자신을 인정하지 않거나 좋아해 주지 않는 사람들과는 관계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자신을 스스로 콘트롤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부모님과 학
교가 정해놓은 규칙과 시간에 따라 생활할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집을 떠나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자기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경험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줄어들고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많아지면서 자기 안에서 솟아나는 젊은 호기심과 열정을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적절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H는 한 남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나이와 신앙과 직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서 H의 선택은 좋은 선택으로 인정 받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말렸고 부모가 말렸지만 H는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습니다. 어려서부터 늘 칭찬을 들으며 성장한 H에게 있어서 자신이 잘못 선택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죽기보다 싫은 일이었습니다. 자신이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이 잘못 판단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남성으로부터 얻는 정서적 안정을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보다 뛰어난 지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 남성은 늘 자신의 행동에 대해 평가해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자신을 스스로 콘트롤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느끼던 H는 그 남성이 통제하는 세계 속으로 들어감으로 정서적인 안정을 얻게 된 것입니다.


아직 어린 딸의 선택에 대해 부모님은 눈물로 만류했지만 이미 늦고 말았습니다. 말리고 반대하기에는 H는 이미 너무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늘 칭찬 받고 늘 사랑 받았던 딸이 왜 이렇게 놀라운 모습으로 나타났을까요?


많은 부모님들이 칭찬으로 자녀를 양육하는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원칙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칭찬만으로 자녀를 바르게 양육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먼저 자녀를 정서적으로 억압하게 됩니다. 어린 자녀가 자기 안에서 솟아나는 욕구나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고 그 표현들을 지켜보면서 생각과 행동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어린 자녀가 다른 사람의 칭찬을 기대하면서 그 사람들의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도록 요구하는 것은 자녀의 정서에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자녀를 칭찬에 길들여지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 자녀는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늘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판단에 우선순위를 둘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고 원하는 일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는 쉽게 판단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H의 경우처럼 자신의 실패나 잘못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늘 인정 받고 칭찬 받아왔기 때문에 실패를 인정하는 일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판 받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심각한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자녀를 칭찬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좋습니다. 하지만 그 자녀로 하여금 부모의 기대를 만족시키도록 만들기 위해 칭찬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그 자녀가 칭찬에 길들여지고 칭찬에 목마른 사람으로 만들어서도 안되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반응과 평가와 반응 때문에 자신이 소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어서도 안되겠습니다. 자신을 바르게 평가하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달콤한 말을 해주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도록 만들어서도 안되겠습니다.


칭찬을 들려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른 가치관을 마음 가운데 심어주는 일입니다. 그 일을 위해서는 때로는 칭찬을, 때로는 격려를, 그리고 때로는 준엄한 가르침과 교훈을 줄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과 삶을 지킬 수 있는 강하고 담대한 자녀로 양육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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