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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맹부 삼천지교?” 이응도 목사 201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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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맹부 삼천지교?”

오늘은 영화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어제 오랜만에 한국 영화를 하나 봤습니다. 제목이 ‘맹부 삼천지교’라는 그야말로 맹랑한 영화였습니다. 맹만수라는 어물전을 하는 한 남자는 아들 돌이 되기 전에 아내를 잃습니다. 그리고 먼저 간 아내에게 아들 만큼은 꼭 서울대학을 보내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는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골에서 지방의 한 도시로, 지방에서 서울로, 서울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사를 합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아니 아들에 대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할 수 있는 아버지였습니다. 음악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던 아들은 아버지의 꿈 앞에 자신의 소망을 감히 펼쳐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따라 갈 뿐이었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인 최강두는 조직 폭력배의 중간 보스입니다. 그는 18세에 한 여성을 만나서 딸을 낳았습니다. 비록 어린 나이에 폭력배의 세계에 들어섰지만 딸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만큼은 지극했습니다. 그는 딸만은 자신과 다르게 키우기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다합니다. 딸은 전국 모의고사에서 일등을 할만큼 뛰어납니다. 하지만 그 딸은 아버지를 부끄러워합니다. ‘깡패’ 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키우는 아버지를 증오하고 ‘아버지’라는 호칭대신 ‘삼촌’이라 부릅니다. 영화는 두 아버지와 자녀 사이의 갈등, 그리고 다 아버지가 만나서 갈등하는 과정을 코메디와 섞어서 보여줍니다.


영화의 마지막, 두 아버지 사이에 존재하던 갈등이 극에 달했다가 해소된 다음 최강두는 맹만수의 어물전에 딸과 함께 찾아옵니다. 그는 딸과 화해를 했습니다. 자신의 삶의 방식을 포기하고 부하들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가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딸은 부정적인 삶의 방식을 포기한 아버지를 비로소 아버지라 부릅니다. 길을 떠나는 최강두는 맹만수에게 의미있는 한 마디 말을 던집니다.


“니 그거 아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엄따, 으이!”


최강두는 맹만수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자신을 이긴 딸을 데리고 새 삶의 길을 떠납니다.

최강두의 딸은 떠나면서 맹만수의 아들의 콘서트 티켓을 놓고 갔습니다. 알고 보니 아들은 그동안 아버지 몰래 음악을 계속해 왔고 뛰어난 실력으로 고교 그룹 사운드의 보컬을 맡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들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맹만수는 끝내 그 티켓에 손을 대지 않습니다. 아들 역시 아버지에게 자신의 콘서트의 티켓을 주지 못합니다. 짧은, 그러나 깊고 팽팽한 긴장이 아들과 아버지 사이에 있습니다.


콘서트를 하는 날, 아들은 자신의 음악을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자신이 결국 음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너무도 사랑하는,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아버지를 더 이상 아프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아버지는 아마도 제게 하나 뿐인 과거처럼 온 세상을 그대 손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요. 아버지는 아마도 제게 하나 뿐인 시인처럼 내 마음 그대 손길로 포근하게 감싸요. 사랑일 뿐이야~ 사랑일…뿐이야… 온 세상 다 준다해도 바꿀 수 없는 것.. 사랑일 뿐이야… 사랑일 뿐이야…” 그 노래는 아들이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였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에게 있어서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것과 자신만의 꿈을 찾아 간다는 것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아버지의 사랑을 인정하려고 결정한 것입니다. 그 때 아버지가 콘서트 극장에 들어섭니다. 아버지의 눈과 아들의 눈이 마주칩니다. 아들은 울먹이며 더 이상 노래하지 못하고 아버지는 그 아들을 눈물 고인 눈으로 바라봅니다.


장면이 바뀝니다. 캐나다에 간 최강두의 딸은 남자 친구인 맹만수의 아들과 화상채팅을 합니다. 최강두는 캐나다에서 부하들과 함께 생선 가게를 시작했습니다. 딸은 좋은 환경 속에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맹만수는 아파트에 노래방 기계를 놓고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맹만수의 아들은 음대를 목표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가족에 비로소 행복이 찾아왔습니다. 최강두는 건강한 땀을, 맹만수는 노래와 웃음을, 그리고 두 자녀는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안고 살아가게 된 것이지요.


어떠십니까? 영화 한편 잘 보셨습니까? 코메디 영화 한편을 보고 너무 장황하게 말씀드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코메디 영화에는 적어도 자녀 사랑에 대해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지혜가 숨어 있었습니다. 비록 건들거리는 조폭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그 말은 자녀 교육의 지혜요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 말입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이사를 세번 했건, 영화의 주인공인 맹사성의 아버지 맹만수씨가 이사를 세번 했건, 내 자녀를 위해 내가 얼마나 많은 헌신을 했건, 피땀 흘리는 노력을 했건 그건 어쩌면 내 자녀 속에 있는 꿈과 희망, 그리고 행복과 무관할 수 있습니다. 참된 부모의 사랑은 내 뜻대로 자녀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살아온 경험과 빈틈 없는 논리로 자녀에게 설득 당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자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에 대한 자신의 꿈’을 사랑하는 것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성장하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어쩌면 자녀의 생각과 꿈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복종을 요구하기 보다 비록 모자라고 부족하지만 점점 키워가고 가꿔갈 자녀의 생각과 꿈을 기뻐하고 인정해 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져보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 마음이 안생기신다구요? ‘맹부 삼천지교’ 영화를 한 편 보시든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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