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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폼 좀 잡읍시다!” 이응도 목사 201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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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폼 좀 잡읍시다!”

흔히들 이민 교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직분에 대한 열망이라고 말합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직분자를 세우지 않을 수가 없고, 세울 때마다 온갖 소문과 잡음이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저는 어느 정도 이런 이야기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물론 제가 한국에 있을 때에도 직분을 둘러싼 갈등이 교회 내에 자주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민 교회에서의 직분에 대한 욕심과 그로 인한 문제는 더욱 심각한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얼마 전에 한 집사님과 직분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성도들에게 왜 그렇게 직분이 중요한지 알 수 없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 때 그 집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미국에 와서 말 안통하지. 피부 색깔 다르지. 먹고 살려면 험한 일해야지….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 교회에 와서 양복입고 폼 잡는데 기왕이면 집사님, 혹은 장로님 소리 들으면서 어깨 으쓱 하고 싶은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이민자들에게 교회 아니면 어디 자기를 내세울만한 곳이 있습니까? 그 정도는 목사님이 이해해 주셔야죠.”


저는 그 집사님의 말씀에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은 직분뿐만 아니라 어쩌면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인정 받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인정해주고 사랑해주고 존경해주는 느낌, 이것만큼 달콤하고 유혹적인 것은 없습니다. 이것을 위해서 어떤 사람은 돈을 쓰기도 하고 어떤 사람을 땀을 흘리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힘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빼앗으려 하기도 합니다. 이 욕구가 충족되면 마음의 편안함을 얻고 만족을 얻습니다.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분노가 생기며 자신에게 사랑과 존경을 주지 않는 사람을 미워하게 됩니다. 이 욕구에 사로 잡혀서 마음의 자유를 잃고 이 욕구를 좇아서 이곳 저곳을 방황하게 되고 결국 이 완전히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인정과 사랑에 목말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중국의 고전 열자에 양주라는 사람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이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것은 다음의 네 가지 일 때문이다. 첫째는 장수, 둘째는 명예, 셋째는 지위, 넷째는 재물이다. 이 네 가지에 얽매인 사람은 귀신을 두려워하게 되고 사람을 두려워하게 되고 권세를 두려워하게 되고 형벌을 두려워하게 된다. 이런 사람을 두고 자연의 이치를 위반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죽음도 삶도 모두 외부의 지배를 받는다”


이 말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민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서도 만족을 얻지 못하고 늘 갈급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유가 이 글에서 잘 표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결국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더 많은 인정과 사랑을 받으려 하기 때문에 허덕이며 헤매다가 오히려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키게 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반복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결국 마음의 자유도, 삶의 평안함도 없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도 저는 사랑과 인정함에 목마른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뚜렷합니다. 쉽게 실망하게 되고 쉽게 낙심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마음 속에 깊고도 넓은 항아리를 묻어두고 있어서 그 항아리를 채우기에는 저마다의 능력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 속에 마르지 않는 샘이 되고 사랑의 강물로 흘러 넘치는 분이 있습니다. 그 분은 우리의 어떠한 부족함도 용납하시는 분이시며 우리의 어떤 부끄러움도 안아주시는 분입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분은 그 분 안에 있는 사랑으로 우리를 감싸주시는 분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내 안에 있는 진실과 가치를 인정하고 알아주시는 오직 한 분, 나의 가치를 인정하셔서 나를 위해서 목숨을 버리신 한 분, 바로 그분에게 우리의 마음을 둘 수 있다면 중국 철학자 양주의 고민도, 제게 직분에 대한 조언을 주셨던 한 집사님의 고민도, 그리고 이민 사회를 살아가면서 사랑과 인정함에 허덕이는 수 많은 이민자들의 고민도 넉넉하게 해결될 것입니다. 그 분이 누구냐구요?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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