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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송구영신예배 na kim 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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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31. 송구영신 예배 설교

 

* 본 문 : 시편 90

* 제 목 :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

 

최근에 재미있는 시 한편을 읽었습니다. ‘유자효라는 시인이 쓴 인생이라는 시입니다. 짧은 시인데 한번 보시겠습니까?

 

늦가을 청량리

할머니 둘

버스를 기다리다 속삭인다.

 

꼭 신설동에서 청량리 온 것만 하지?”

 

하하... 사실 저는 서울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서울에서 사셨던 분들, 신설동에서 청량리까지가 얼마나 걸리는지 아십니까? .. 제가 궁금해서 서울 지하철 지도를 살펴봤습니다. 신설동에서 제기동,, 그리고 청량리더군요. 6분 걸린다고 했습니다. 버스 노선표를 봤습니다. 신설동 지나서 용두동 사거리, 제기동, 그리고 청량리더군요. 비슷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를 다시 봤습니다. 시인은 왜 이런 시 같지 않은 시를 쓴 것일까요? 생각해보면.... 아마도 시인은 정말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두 할머니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보지 않았을까요?

 

두 할머니가 아직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늘 함께 다니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제 더 이상 할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 중에 한 할머니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일제 시대도 태어났고, 6.25 내전도 경험했고, 4.195.16을 지나왔고, 유신체제를 경험했고, 10.26.5.18.을 지났고, 올림픽을 경험했고, IMF로 금도 팔아봤고, 월드컵으로 온 나라 떠들썩했고, 세계에서 꽤 잘사는 나라가 된 것 같은데 여전히 나라는 시끄럽고.... 마치 오래된 시내버스가 매연으로 덜컹거리면서 달리는 것처럼 그들이 살아온 한국이라는 세상은 또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손주들을 봤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오랜 친구와 함께 또 다른 버스를 기다립니다. 생각해보니, 참 오래 산 것 같은데.... 수많은 정류소를 거쳐 온 것 같은데.... 지나온 모든 날들이 마치 어제처럼, 그저께처럼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할머니는 친구의 거친 손을 잡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친구야.... 우리가 산 인생이 길고 구구절절 사연이 많은 것 같아도,

꼭 신설동에서 청량리 정도 온 것 같애... 이렇게 금방 끝나나봐.... 안그래?“

1. 송구영신의 예배를 드리면서

 

지금 우리는 2016년을 보내고 2017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송구영신예배가 성경적이지 않다... 미신적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만, 저는 이 예배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송구영신이라는 단어가 가진 토속신앙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지난 해 우리를 사로잡고 있던 을 물리치고 새해에 복의 기운을 얻고자하는 동기로 모여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때와 연한을 주시고 날을 계수하면서 살게 하셨으므로 그 뜻을 알고 지혜를 얻고, 그리고 하나님께 지난 시간에 대한 감사를, 앞에 허락하신 시간에 대한 결단을 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송구영신의 예배가 마치 이스라엘이 요단강을 건넌 후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행했던 할례의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40년을 보내면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명령하셨던 할례의 규례를 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가나안으로 들어서고 보니 이방족속과 구별되는 하나님의 백성의 상징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기억하고 자신들의 몸에 기록하기를 원했습니다. 모든 남성들이 적들이 쳐들어올 수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할례를 행합니다. 그리고 길갈이라는 곳에서 잘라낸 표피를 던져버립니다. 길갈이라는 곳은 굴려버리다는 뜻입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과거를 굴려보내고 가나안에서의 새로운 삶을 결단하는 의식을 행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드리는 예배의 의미는 마치 그런 것입니다. 지난 한 해, 참으로 많은 감사와 찬양의 제목이 있었지만 또 한편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시간의 경계에 서서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엇을 자르고 굴러버려야 할지, 어떤 삶을 결단하고 새롭게 살아야 하는지를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그래서 우리는 시간이 허락하는 지혜 앞에 있습니다. 오늘 읽은 시편 90편은 150편의 시편 중에서 유일하게 모세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편에서 하나님이 우리들에게 허락하신 시간이 주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잠시 시간을 드릴테니까 오늘 본문의 말씀을 다시 한번 묵상해보실까요?

 

1절부터 모세는 시간에 대해 고백합니다. 그들의 대대에 하나님이 그들의 거처가 되셨다는 고백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집으로 삼고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2절에서는 영원부터 영원까지 하나님은 그들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3절부터 모세는 시간에 대한 기가 막힌 통찰을 고백합니다. 청량리에서 한 할머니는 자신의 삶이 마치 두 정거장 같다고 고백했는데, 모세는 자신의 삶을 신속히 날아가는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천년도 지나간 어제같고 하룻밤 같습니다. 인생은 마치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드는 풀과도 같습니다. 70이며 80년을 살아도 순식간이며, 수고와 슬픔뿐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자신의 인생과 시간에 대한 통찰을 마치면서 하나님께 고백합니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90:12)

 

여러분, 우리가 시간을 통해서 얻어야 할 지혜로운 마음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하나님은 왜 우리들에게 시간의 단위를 허락하시고 계수하도록 하셨을까요?

 

오늘 말씀을 잘 보시면 시간 자체가 지혜로운 마음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모세가 기도하기를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라고 했습니다. 사람의 시간, 사람에게 허락된 시간을 아는 것에서 우리의 마음이 참된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자신의 날을 계수하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들도 있을까요?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을 마치면 하나님 앞에 선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것 같습니다.

 

3. 시간을 통해 하나님 앞에 서다.

 

저는 요즘 유투브로 한국의 청문회를 보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안타깝고 화나고, 그리고 사실은 좀 재미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흥미있게 본 장면이 있다면 김기춘과 우병우리는 두 사람의 청문회였습니다. 김기춘, 거의 한국 현대사의 최근 50년을 권력자로 주물러 온 사람입니다. Little 김기춘으로 불리면서 최근에 막대한 권력을 휘두른 사람이 우병우입니다. 똑똑한 사람들이고 법률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입니다. 과연 그들이 청문회장에 나와서 무엇이라 말할 것인지가 너무 궁금했습니다. 물론 그들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대답을 했습니다. 앞으로 그들이 어떤 결과를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그런 장면들을 통해서 우리의 신앙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시간과 관련해서입니다.

 

시간이 지나가면 밝혀질 진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쇠락할 권력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많이 안타까운 것은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전문인으로서의 양심과 지식을 함께 팔아버린 사람들입니다. 교수들, 의사들, 전문 관료들... 한국 사회의 엘리트들이 판단을 잘못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숨겨놓았던 모든 것이 드러나고 움켜쥐었던 권력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만일 그들이 시편 9012절에서 모세가 고백하고 기도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진즉에 깨달았다면 그들의 오늘은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그들의 날을 계수하는 법을 알게 하셔서 그들이 지금 유혹받고 시험받는 것들에 대해 지혜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나님은 태초에 천지를 장조하셨습니다. 사람을 지으시지 전에, 천지를 조성하시기 전에 태초라는 시간 개념을 먼저 창조하신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만물은 하나님이 만드신 시간의 법칙 안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허락하신 이 시간이 끝나면 우리는 시간 밖에 계신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전도서의 지혜자는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의 경계선에 서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12:13-14)

 

4. 청량리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이제 그 두 할머니는 어디로 가실까요? 얼만큼 더 갈 수 있을까요?

 

늦가을 청량리

할머니 둘

버스를 기다리다 속삭인다.

 

꼭 신설동에서 청량리 온 것만 하지?”

 

평생을 열심히 살아서 이제 신설동에서 청량리까지 두 정거장을 달려왔는데, 이제 오는 버스를 타면 얼마나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여러분과 저는 2017년의 마지막 날에 오늘처럼 송구영신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는 몇 번의 정거장이 남아서 잠시 쉬면서 돌아온 정거장을 세어볼 수 있을까요?

 

우리는 오늘도 청량리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오직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디까지 가든지, 청량리에서 더 이상 버스를 타지 않는다고 해도 분명한 것은 우리의 종착역은 하나님 우리 아버지 앞이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소망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하나님은 결국 우리를 만나주실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세우실 것입니다. 이 믿음과 소망으로 지혜로운 마음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험하고 거친 세상에서 지혜로운 삶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혹과 시험이 많은 세상에서 믿음에 합당하고 소망에 어울리는 우리의 인생이 되기를 바랍니다. 끊임없이 믿음으로 사는 인생에 패배를 선언하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뜻으로 승리하는 인생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언젠가 인생이라는 버스에서 내릴 때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나님 앞에서 영광과 감격의 만남을 준비하는, 믿음과 지혜가 인도하는 인생으로... 소망과 담대함이 인도하는 인생으로... 지혜의 마음으로 2017년을 살고, 허락된 그 시간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언젠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정하신 정거장에서 하나님을 만날 때... 이 세상을 살면서 품었던 지혜로운 마음이 증거가 되어 하나님을 영광 가운데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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