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3. Begin with the End in Your Mind(전 11:9~12: 1) | na kim | 2011-09-01 | |||
|
|||||
2011. 1. 3.
* 본 문 : 전도서 11장 9~12장 1절 * 제 목 : Begin with the End in Your Mind
가끔씩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계속 중얼거리게 되는 노래들, 혹은 시들이 있습니다. 저는 지난 한 주일 동안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라는 시가 계속 마음 언저리에, 그리고 입가에 맴돌았습니다. 워낙 오래 전에 외던 시라 잘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자꾸 중얼거리다보니 거의 전문을 기억할 뻔~~했습니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어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제가 왜 이 시를 갑자기 기억해냈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연말이라 제 마음이 좀 멜랑꼴리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이 시는 제가 청소년기에 많이 암송했던 박인환의 시를 당시 인기 가수였던 박인희씨가 낭송했었습니다. 자주 라디오에 나오고 또 녹음을 해서 듣고 또 들었습니다. 잘 기억이 나지 않으실 수도 있는데 그 두 사람은 “세월이 가면”이라는 시도 녹음을 했습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가슴에 있네 사람은 가도 세월은 남는 것...” 이렇게 되는 시입니다. 아직 모르시겠습니까? 박인희씨는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라는 노래와 ‘방랑자여 방랑자여 노래를 불러라~“하는 노래도 불렀습니다.
알고 보면 저만 이런 노래, 이런 시를 좋아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유행가 혹은 시의 절반은 사랑의 기쁨을, 나머지 절반은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고 있지 않습니까? 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시 혹은 노래를 즐겨 부르게 되는가 하면 만남과 사랑에 대한 기대와 기쁨도 크지만 결국은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이별하는 것에 대한 아픔, 외로움 혹은 혼자 있는 것의 고통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목마와 숙녀’라는 그럴 듯한 시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던 박인환 시인도 결국은 영국의 여류 작가였던 버지니아 울프를 마음 깊이 동경하다가 그녀가 죽자 목마와 숙녀라는 시를 통해 남겨진 슬픈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멋있게 말하고 있지만, 결국 마음 속에 있는 말은 “아... 마음 깊이 동경했던 그녀가 이 세상을 떠났구나. 참 슬프다~~~”라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세월이 흘러갑니다. 세월 위에 인생을 띄우고 있는 우리도 함께 흘러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점점 많은 이별을 준비하게 됩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과 새로운 한 해, 첫 주일 예배를 드리는 이 시간에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에 대해 주시는 지혜, 특별히 흘러가는 세월과 그 속에 함께 흘러가는 우리들에 대해 주시는 지혜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인생과 하나님에 대한 깊고 넓은 지혜를 나누고 있는 전도서는 우리들에게 어떤 생각을 나눠줄까요?
1. 생각하라!
전도서 전체를 통해서 지혜자가 우리들에게 주는 가장 우선되는 충고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생각하며 살아라!”는 것입니다. 그저 주어지는 대로 살지 말고 생각 좀 하자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전도서에서 지혜자는 하나님이 인생에 대해 허락하신 세 가지 큰 복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 첫 번째 복은 3장 22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 소견에는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워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나니 이는 그의 분복이라 그 신후사를 보게 하려고 저를 도로 데리고 올 자가 누구이랴”라고 했습니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것도 복이요 은혜라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각자 다른 일을 합니다. 그리고 그 일에서 만족과 기쁨을 누려야 합니다. 그 누구도 짧은 인생에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으므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서 기쁨을 누리고 만족하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복음 5장 18절에 있습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주신바 그 일평생에 먹고 마시며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 중에서 낙을 누리는 것이 선하고 아름다움을 내가 보았나니 이것이 그의 분복이로다”라고 했습니다. 내가 즐거워 하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했는데, 그 일에서 소득이 있는 것입니다. 그 일로 말미암아 먹고 마시며 살아갑니다. 이것 또한 큰 복입니다. 세 번째 복은 9장 9절에 있습니다.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찌어다 이는 네가 일평생에 해 아래서 수고하고 얻은 분복이니라”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가정에서 기쁨을 누리는 것 또한 하나님이 주신 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혜자는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고 마음이 가는대로 살아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전도서가 말하는 세 가지 하나님이 인생에 주신 복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혜자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기쁘게, 즐겁게 살아가되, 자신의 마음이 가는대로 살아가되 “기억하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인생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 것일까요?
2. 목마와 숙녀 - 상실의 시대를 사는 지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첫 번째는 ‘목마와 숙녀’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박인환 시인은 문학을 정말 사랑했고, 시를 위해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동경하던 여류 작가의 죽음 앞에 문학이 죽고 인생도 죽고 사랑의 진리도, 애증의 그림자도 다 사라지고 맙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기억해야 하는 첫 번째 우리 인생의 진리는 모든 것은 우리를 떠난다는 것입니다. 아니 우리가 그 모든 것을 떠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랑하고 집착했던, 정말 중요하게 여겼고 아꼈던 모든 것은 우리와 이별합니다. 그것이 인생입니다. 지혜자는 말합니다. “즐겨라! 그런데 기억해라. 그 즐거움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음에 원하는 대로 살아라. 그런데 생각해라. 그 만족은 끝날 것이다.”
지혜자는 두 번째 생각할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흘러가는 시간의 끝에 영원한 한 만남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전도서 전체에 반복되어 있는 이 가르침은 성경 전체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지혜자는 전도서 3:15에서 하나님을 표현하기를 “지난 것을 찾으신다”고 말합니다. 사람에게는 지나간 과거일지 몰라도 하나님을 그것을 다시 찾으시는 분, 즉 우리의 인생을 돌아보고 평가하고 판단하실 수 있는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기억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무엇을 말입니까? 9절 하반절에서 지혜자는 우리들에게 마음의 기쁨과 즐거움, 소원대로 살아가되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인하여 너를 심판하실 줄로 알라!”고 말합니다. 이 흘러가는 세월 끝에 우리 하나님이 계시고 우리는 하나님을 대면하여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 본문에서 지혜자는 짧게 팁 하나를 우리들에게 줍니다. 10절을 보시면 ‘근심을 마음에서, 악을 몸에서 떠나게 하라!’고 권면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근심이란 그저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생각하고 기억하는 것이 아닌 다른 생각들을 말합니다. 그 생각들이 우리의 삶에 악의 뿌리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에 근심, 몸에 악을 떠나보내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결국 모든 것을 떠나보내고, 모든 것을 떠나서 하나님과 대면하게 될 우리의 삶의 가장 기본적인 지혜인 것입니다.
3.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기쁨들
지난 주일 저녁부터 수요일 오후까지 저희 가정은 계획에 없었던 여행을 했습니다. 정은미 성도의 결혼식에 참여하기 위해서 가는 길만 500마일, 폭설까지 겹친 길을 갔다 왔습니다. 오고 가는 길에 좀 힘은 들었지만 가능하면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여행 중에 제게 아주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정말 잊지 못할 한 장면이 있습니다.
지난 여름 교회로부터 안식년 휴가를 받아서 제법 긴 여행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지도를 보면서 ‘오...이런 곳도 있었나...? 가는 길이니 한번 들러볼까...?’하며 갔던 곳이 있습니다. North Carolina의 동쪽 끝에 있는 Crystal Coast라는 곳입니다.(사진 1) 85마일 정도 몇 개의 긴 섬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너무 아름답고 좋아서 오는 길에 이틀을 묵었습니다. 가족 모두가 너무 즐겁고 좋은 추억을 가졌습니다. 그 중에 저희 가족 모두가 동의하는 가장 좋은 추억이 있다면 섬을 밝히는 등대 아래 바닷가에 갔었던 일입니다.(사진 2) 낮에 잠시 들렀다가 장작과 먹을 것을 사서 밤에 다시 갔습니다. 모닥불을 피우고 감자를 굽고 마쉬 맬로우를 구웠습니다. 아무도 없는 바다에 우리 가족들만 모닥불 가에 앉아서 노래도 부르고 먹기도 하면서 너무 즐거워했습니다. 다음에 언젠가 이곳에 꼭 다시 한번 오자고 약속했었습니다.
이번 저희 가족이 결혼식에 참여하기 위해 내려가다 보니 결혼식이 있던 Havelock은 Crystal Coast가 시작되는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허락하면 꼭 다시 한번 와보자고 약속했던 곳인데 너무 빨리 그곳을 다시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지난 여름 들렀던 곳들을 다시 한 번 가봤습니다.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모닥불을 피웠던 해변도 들렀습니다. 성일이도 용케 그 장소를 기억하고 뛰어가더군요. 그런데 저는 그곳에서 정말 뭔가 깊이 생각해야 하는 장면을 만났습니다. 바로 이 장면입니다.(사진 3) 모닥불을 피우고 가족들까리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그곳에 타다 남은 장작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습니다. 불과 몇 달 전 즐겁게 노래하고 먹고 마셨던 곳인데, 타다 남은 장작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제 마음을 땅~ 하고 때리는 무엇인가가 있었습니다.
4. Begin your life with the end in your mind
사실 저는 요즘 많이 행복합니다. 교회도 즐겁고 가정도 즐겁습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하나님께서 여러 가지로 많은 사랑을 주셨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확신도 있습니다. 전도서에서 지혜자가 말하는 것처럼 마음의 기쁨과 즐거움이 있고, 마음의 소원을 이루며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장면이 저와 가족, 교회의 행복한 모습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그 해변에서 저는 또 다른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마치 어두운 세상에 하나님이 주신 축복의 장작들을 모아 작은 모닥불을 피우고 옹기종기 앉아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하나님께서 또 하나의 그림을 제게 보여주셨습니다. 모닥불은 사라지고, 함께 있던 가족들도 그 자리에 다 있지 않고, 따뜻한 여름은 가고 차가운 겨울 바다 바람만 살을 저미고, 타다 남은 숯 하나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면입니다. 이것이 어쩌면 더 깊은 우리 인생의 진실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의 제목을 영어로 정했습니다. 혹 기분 나쁘시다면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해석하자면 “마음 속에 끝을 생각하면서 일을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쓰고 세미나를 하고 있는 스테판 코비 박사가 그 두 번째 습관에 이 문장을 사용했습니다. “Begin with the end in your mind!” 성공하는 사람은 어떤 일을 시작하건 끝을 그 마음 속에 둔다는 것입니다. 목적이 무엇이며 이 일의 끝에 어떤 일이 있을지를 생각하고 일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그 일의 방향이 결정되고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지혜자가 말합니다.
“너의 인생을 즐겨라! 주신 복을 기뻐해라! 가족과 함께 교회와 더불어 마음껏 행복하게 살아라! 거룩하고 아름다운 소원으로 마음을 새롭게 하고 그 소원에 만족을 얻어라! 그런데 생각하자. 그 기쁨과 즐거움이 어디로 달려가고 있는지, 너의 마음의 소원이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너의 인생길 끝에, 너의 즐거움이 다하고, 너의 기쁨도 빛이 바래고, 네 마음의 모든 소원의 등불이 꺼지는 바로 그곳에서 하나님이 너를 기다리고 계신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이제 함께 2011년을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마음에 어떤 계획, 어떤 소망이 있습니까? 혹 이런 계획조차 만들 수 없는 분주함 속에 있습니까? 오늘 지혜자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한 해를 시작을 하면서 먼저 생각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의 끝에 하나님이 기다라고 계심을, 하나님이 우리의 모든 선택과 판단과 삶의 열매를 보고 계심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의 삶에 근심과 악과 죄와 욕심을 떠나가게 하라고 권면합니다. 우리를 지으시고 구속하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으로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으로 새롭게 하고 기쁨과 감사함으로 하루를, 한 해를 살아가라고 권면합니다. 이 권면이 2011을 시작하는 우리들의 마음에 있기를 소원합니다. 하나님을 생각하고 내 삶을 계획하는 지혜, 하나님의 기쁨 안에 우리의 기쁨을 담는 참된 지혜가 있기를 소원합니다. 올 한 해도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