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2.
* 본 문 : 행 14:8-19
* 제 목 : 함께 가는 길 - 10. 페이스 메이커
패이스 메이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사진 1) 패이스 메이커란 ‘마라톤이나 수영 등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 후보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투입된 선수’를 말합니다. 이들은 오로지 다른 사람을 1등시키기 위해 달려야 합니다. 함께 경기에 나가는 국가대표이기는 하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없습니다. 이들의 목표를 완주가 아니라 정해진 구간까지 우승 후보의 페이스를 유지해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성공을 위해 그 페이스를 맞춰주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연기를 정말 잘하는 김명민이라는 배우가 이 영화에서는 페이스 메이커로 사용되는 선수입니다. 그는 한국 마라톤이 올림픽에서 우승하기 위해 42.195km의 구간 중에서 30km의 구간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주면서 우승 후보 선수가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연기 참 잘합니다.
어떤 분이 이 영화를 보고 남긴 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아침 출근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오늘처럼 앞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나에게도 패이스 메이커가 있어 앞에서 바람을 막아주면 좀 수월하게 달릴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일이 아닐까요? 누군가가 나를 위해 함께 뛰어주면서 나를 이겨먹으려 하지 않고, 나에게 패배감을 주지도 않고, 항상 나를 격려하고 이해해주고, 결국은 나의 영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 함께 있다면 그것만큼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일이 또 있을까요?
1. 이고니온과 루스드라에서
사도행전 13장과 ·14장은 초대교회의 최초의 선교 사역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안디옥 교회는 바울과 바나바를 선교사로 세워서 파송합니다. 그들은 안디옥에서 시작해서 터키 지역을 돌아서 다시 안디옥으로 돌아갑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14장 본문이 바울과 바나바의 터키 지역에서의 사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14장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당시 터키 지역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중요한 교통의 요지였습니다. 부유한 항구와 교역 도시들이 많았습니다. 바울과 바나바의 선교팀은 수리아 안디옥을 떠나서 구브로 섬과 버가를 지나서,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유대인들에게 쫓겨났고, 터키 지역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곳이 바로 이고니온이었습니다. 성경은 허다한 유대인들과 많은 헬라인들이 복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유대인들이 선교를 방해합니다. 그들은 이방인들을 선동해서 바울과 바나바의 선교를 가로막습니다. 결국 이고니온에는 바울과 바나나를 따르는 사람들과 유대인들을 따르는 사람들로 나뉘게 되고,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을 격동시켜서 두 사도를 돌로 치려 합니다. 두 사도는 그들을 피해서 루스드라와 더베라는 곳으로 들어갑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루스더라에서 있었던 일의 기록입니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나면서부터 걷지 못하게 된 사람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의 마음에 믿음이 있었습니다. 바울은 그에게 외칩니다. “네 발로 바로 일어서라!” 그는 즉시 일어나서 걷게 되었고, 모든 사람들이 그 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루스더라 사람들이 믿고 있던 미신이 있었습니다. 옛날에 그리스의 열 두 신 중에서 제우스와 헤르메스가 사람의 형상을 하고 루스더라에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그들을 알아보지 못했고 대접하지도 않았습니다. 오직 한 노인 부부만 그들을 알아보고 접대했습니다. 진노한 제우스와 헤르메스는 루스더라에 홍수를 내려서 벌을 주고 두 부부를 제사장으로 삼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신들이 사람의 모습으로 내려와 기적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그들은 바울과 바나바를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마도 말을 잘 하는 바울을 허메 즉, 헤르메스, 엄숙하면서 부드러운 표정의 바나바를 쓰스, 즉 제우스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13절에 보시면 제우스를 섬기는 신당이 제사장이 소와 화환을 들고 와서 바울과 바나바 앞에 놓고 제사를 드리려고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깨가 우쭐... 올라가지 않을까요? 하지만 바울과 바나바는 옷을 찢으며 그들을 말립니다. “여러분이여 어찌하여 이러한 일을 하느냐 우리도 너희와 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라 너희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이 헛된 일을 버리고 천지와 바다와 그 가운데 만유를 지으시고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오라 함이라”(행 14:15) 바울과 바나바는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 영광은 자신들의 것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들은 그 속에서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안디옥과 이고니온에서 유대인들이 달려옵니다. 그들은 루스더라에 있던 사람들을 충동하여 돌로 바울을 칩니다. 바울이 쓰러지자 그들은 바울이 죽은 줄로 알고 성 밖에 버립니다. 하지만 바울과 바나바는 다시 일어나 더베로 가고, 안디옥 교회로 돌아가서 선교 보고를 합니다. 여기까지가 바울의 1차 전도 여행이자 최초의 선교에 대한 기록입니다.
2. 페이스 메이커들
저는 이 이야기를 보면서 페이스 메이커 생각이 났습니다. 다양한 의미에서 여러 명의 페이스 메이커가 본문 속에 숨어 있습니다. 마치 숨은 그림찾기를 하는 것처럼 본문에서 과연 누가 누구에게 어떤 의미의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저는 먼저 바울과 바나바가 서로에 대해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바울에 대해 바나바는 더욱 그렇습니다. 바울이 회심한 이후 자신이 핍박했던 예루살렘 교회로 돌아와 함께 섬기고자 했지만 예루살렘 교회는 그에 대한 상처를 쉽게 잊지 못했습니다. 그는 결국 고향인 다소로 내려와 은둔하게 됩니다. 한편 바울을 데리고 예루살렘 교회로 갔었고, 또 예루살렘 교회가 이방 교회인 안디옥 교회에 파송했던 바나바는 바울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다소에서 바울을 데리고 안디옥으로 가서 함께 성경을 가르칩니다. 안디옥 교회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그리스도인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얻게 됩니다. 바로 여기서 페이스 메이커로서의 바나바의 역할이 빛납니다. 처음에는 그가 영적인 리더로 바울을 인도합니다. 심한 죄책감과 수치심에 사로잡혀 있던 그를 데리고 예루살렘 교회로 돌아가고, 교회로부터 거절당하여 낙심한 그를 다소에서 데리고 안디옥으로 갑니다. 한 사람의 사역자가 성장하고 발전하며 그 사명을 감당함에 있어서 다른 한 사람의 페이스 메이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관계입니다. 이들의 관계에 역전이 일어납니다. 처음에는 바나바가 바울을 인도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바나바의 역할이 끝납니다. 바나바가 바울과 교회를 위해 하는 역할이 바로 그 지점까지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 바나바가 바울에 대해 그러했듯이 우리들 모두는 우리들 모두에게 페이스 메이커입니다. 제가 제 삶을 통해 경주를 하는데, 여러분이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를 돕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달리고 있습니다. 저 또한 같은 역할을 여러분에 대해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좀 더 많이 섬기는 사람은 좀 더 많이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 모두가 모두의 삶에 같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바로 그 일을 위해서 우리 주님은 교회를 허락하시고 함께 모이도록 인도하셨다는 사실입니다.
페이스 메이커는 또 있습니다. 바나바와 바울, 두 사람은 세계 교회와 선교 사역에서 그 시대, 그 지역에서의 페이스 메이커들입니다. 누가 달리고 있을까요? 예, 성령 하나님입니다. 성령 하나님이 시대와 지역을 아울러 역사하십니다. 우리 주님이 오시는 날까지 성령의 역사는 계속 됩니다. 하지만 그 때, 그 지역에서 성령 하나님과 함께 교회를 위해 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울과 바나바가 그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시대,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성령의 역사에 대해 우리들 모두는 페이스 메이커입니다.
그리고 성령 하나님 또한 바나바와 바울의 사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페이스 메이커였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은데 늘 역사하셨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항상 일하고 계십니다. 성령님은 우리들의 삶에서 페이스 메이커입니다. 우리를 도우십니다. 위로하고 격려하십니다. 우리와 함께 뛰고 함께 걸으시면서 우리가 세상과 악에 대해 승리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얻도록 우리를 도우십니다. 성령 하나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역사하고 있습니다.
3. 좋은 페이스 메이커가 되기 위하여
페이스 메이커라는 영화에 보면 좋은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감독이 우승 후보자를 위해 작전을 짭니다. 그런데 한 선수가 욕심을 냅니다. 자신은 페이스 메이커가 아닌 우승자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팀에 균열이 일어납니다. 그는 결국 2위를 했지만 다른 사람이 희생되고 맙니다. 각자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마땅히 자신에게 부여된 일의 한계와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믿음과 지혜가 필요한 것이 우리가 달리는 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을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좀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싶고 좀 더 큰 영광을 얻고 싶습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가 서로에 대해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을 담당할 때 우리는 서로를 세우고 서로의 영광을 위해 헌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서로에 대해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을 요구하면서 자신이 영광을 얻으려고 할 때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됩니다. 교회에 질서가 무너지게 되고, 관계가 깨어지게 됩니다. 서로 질투하고 되고 시기하게 됩니다. 초대교회가 경험했던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교회로 모이고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한다고 하는데, 어떤 성도들이 순전하지 못한 다툼으로 주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발생한 것입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분명히 말합니다. 성도가 다른 성도에 대해, 성도가 교회에 대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입장은 바로 이것입니다.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롬 12:3) 이 말씀은 겸손을 요청하는 말씀이거니와 서로에게 하락하신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혜를 당부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섬기고 세우는 일을 감당해야 하는 지체들입니다. ‘마땅히 생각해야 할 생각’ ‘마땅히 감당해야 할 역할’을 충성되게 섬길 수 있는 초대교회 성도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4. 힘을 냅시다.
가끔 상담을 할 때나 성경 공부를 할 때, 그리고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때 대부분의 성도들이 털어놓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생 살기가 참 힘이 든다는 것입니다. 달리기가 참 힘이 듭니다. 지탱하고 견디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호흡이 가빠지고 다리에 힘이 빠집니다. 아무도 나를 돕지 않는 것 같고, 나만 외롭게 이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힘 내십시오. 우리에게는 수많은 페이스 메이커들이 있습니다. 바울과 바나바가 그 힘든 선교의 여정에 서로에 대해 아름다운 페이스 메이커가 되었던 것처럼, 성령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뛰면서 그들의 페이스 메이커가 된 것처럼 우리들에게도 페이스 메이커가 있습니다. 아니 우리들 모두는 우리들 모두의 아름다운 페이스 메이커이고, 또 페이스 메이커이어야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 주님께서 여러분의 인생의 마라톤을 성공적으로 완주하도록 하시기 위해 저를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만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돕고 협력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서로 돕는 일이 부족함을 하시고 성령 하나님을 보내시고 우리와 함께 하도록 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가 보냈던 모든 편지의 마지막에 늘 사람들의 이름을 기록합니다. 누구에게 안부를, 누구에게 칭찬을, 누구에게 기도를, 누구에게 사랑을..... 왜 그럴까요? 그들이 바울과 함께 선교의 현장에서 서로에게 패이스 메이커로서 헌신하며 수고하며 눈물과 땀을 흘렸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감사하며 그들을 기억하며 함께 기도하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저의 인생이라고 하는 영적인 편지에 여러분의 이름을 이미 써 놓으셨습니다. 여러분들은 저의 패이스 메이커들입니다. 여러분들의 인생의 편지에 저의 이름 또한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좋은 패이스 메이커가 되고 싶습니다. 이미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뛰고계십니다. 우리의 패이스 메이커이십니다. 우리는 끝까지 주님 인도하시는 이 길을 달릴 것이고, 승리할 것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입니다. 힘 내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패이스 메이커들이 있어서 우리와 함께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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