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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24. 교회, 세상의 이웃 - 7.길에서 사랑을 만나다. 이응도 목사 201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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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24.
종려주일

 

본 문 : 누가복음 1033-35

제 목 : 교회, 세상의 이웃 - 7. 길에서 사랑을 만나다.


아마
3년 전 겨울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23일 여행을 떠났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늘 그랬듯이 큰 고속도로가 아닌 작은 국도를 선택해서 이리저리 헤매면서 오고 있었습니다. 아마 버지니아 어디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갑자기 내비게이션도 어딘지 몰라서 헤매는 엉뚱한 산길로 들어섰습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지……. 어디로 가야되는 거지…….” 아내와 제가 서로 질문과 대답을 하면서 그냥 앞으로만 계속 갔습니다. 보고 있던 당시 10살 가일이가 답답하다는 투로 말했습니다. “아빠는 왜 잘 모르는 길로 자꾸 가? 그냥 큰 길로 가면 되잖아!” 너무 당연한 말, 옳은 말을 아들로부터 들으면서 저는 이때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일아, 아빠가 여행 좋아하는 거 알지? 그런데 여행이란 실은 길을 가는 거야. 잘 생각해봐. 세상에는 수많은 길이 있지? 사람들이 먼저 걸어가고 다녀서 길이 된 거야. 그런데 그 모든 길들은 그 사람들의 길이지 내 길은 아냐……. 내가 걸어가면 내 길이 되는 거지.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이 길은 우리가 사는 평생에 다시는 못 오는 길이야. 혹시 내년에 다시 이 길을 온다고 해도 그 길은 이미 같은 길이 아냐. 길은 그대로지만 시간이 변했고, 산천초목이 변했고, 너도 변했어. 지금 이 길은 네가 가는 단 하나 밖에 없는 길이니까, 지겹다고 생각하지 말고, 너무 빨리 가려고도 하지 말고, 천천히 주변을 보면서 마음속에 이 길들을 잘 담아둬 봐. 지금 가는 길에 무엇이 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보고 느끼고 기억해. 그러면 이 모든 길들이 네 마음의 길이 되어서 나중에 너의 삶을 밝혀줄거야...”

 

멋있지 않습니까?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일이에게 저는 이렇게 마지막 일격을 날렸습니다.

 

가일아, 지금은 네가 아빠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해. 아빠가 2009년 어느 겨울에 버지니아의 어느 산길에서 길을 잃었을 때 길에 대해서 이상한 말을 했었다는 사실 말이야....”

 

오늘 말씀을 준비하면서 그 생각이 나서 가일이에게 아직 기억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가일이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가일이가 기억하는 것은 돌아오는 길에 온 가족이 모르는 길을 헤매느라 배가 고파서 월남 국수를 먹었다는 것과 돈을 자신이 냈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길 걸어가는 인생

 

가끔 사람을 만날 때 놀라는 일들이 있습니다. 분명 내가 오랫동안 만나온 사람인데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낄 때입니다. 때로는 좋은 면을, 때로는 나쁜 면을 만날 때 그러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반응이나 행동을 할 때 그렇습니다. 그리고 길을 갈 때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항상 같은 길을 간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변하고 있고, 사람도 변합니다. 길은 그 자리에 놓여 있지만 세월이 변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시간의 끝을 살아가면서 늘 새로운 길,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나도 다른 모든 사람에게 늘 새로운 길이 되고 새로운 사람이 되고 있겠지요.

 

그래서 인류는 오래 전부터 인생을 길에 비유했습니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라고 노래하기도 하고,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라며 G.O.D.가 노래하기도 하고, 프랭크 시내트라는 나는 오직 자신의 길을 걷겠다고 ‘My Way’를 부르는가 하면, 시인 프로스트는 안개 자욱한 숲의 갈림길 앞에서 가지 못한 길을 시로 표현하기도 했고, 심리학자인 스캇 펙 박사는 인생의 모든 문제를 아직도 가야 할 길이라는 주제로 풀어가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걸어야 할 인생의 길에 어느 정도 와 있는 것 같습니까? 그 길은 아름답고 평안했습니까? 험하고 거칠었습니까? 그 길은 넓고 확 트인 길이었습니까? 꼬불꼬불 오솔길이었습니까? 그 길에는 많은 사람이 함께 걷고 있습니까? 혼자서 외로운 여행을 하고 있습니까? 그 길은 앞 길 훤하게 보이는 길입니까? 안개 자욱한 보이지 않는 길입니까? 그리고 혹시 여러분은 가지 않았던, 가지 못했던 길에 대한 미련은 없습니까?

 

2. 일상은 반복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지만 정말 잘못알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이미 힌트를 드렸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설명하면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반복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날마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일터로 출근하고 같은 일을 하고 같은 길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정말 우리의 일상은 항상 똑같이 반복될까요?

 

오늘 본문을 통해 만나는 제사장과 레위인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직업적 종교인이며 그들에게 있어서 예배와 신앙은 반복되는 일상이었습니다. 그들은 매일 같은 길을 가서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마도 그날도 그랬을 것입니다. 어제 그랬던 것처럼 같은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뭔가 다른 일이 생겼습니다. 강도를 만나 쓰러진 사람을 만난 것입니다. 여러분! 그들의 일상은 반복될까요? 늘 새로울까요? 아니면 다른 모든 날은 반복되고 있었는데 그날만 달랐을까요?

 

하나님은 창조와 구원의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에게 늘 새로운 날, 새로운 삶을 주십니다.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날마다 새로운 인생의 길을 시간과 공간 속에 걸어가는 것입니다.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을까요? 우리의 인생에 같은 길, 같은 일이란 없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어제 한 일과 오늘 한 일이 다릅니다. 저는 지금 새로운 날, 새로운 예배를 하나님 앞에 여러분과 함께 드리고 있습니다. 이 예배를 지난 주일에 드린 적이 있다구요? 우리의 예배는 늘 반복된다구요? 그것이 바로 속이기 좋아하는 사탄의 거짓말에 해당됩니다. 새로운 날에 대한 경이감, 새로운 예배에 대한 감사와 감격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제사장과 레위인은 선택해야 합니다. 그들의 일상을 반복되는 것으로 여기고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을 살 것인지, 오늘 그들의 인생의 여정에서 만난 새로운 삶의 현실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동참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들은 어떤 선택을 했습니까? , 그들은 반복되는 일상을 선택합니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삶을 결정합니다. 그들은 어제와 같은 예배를 드리기 위해 오늘 지금 만난 이웃, 지금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외면합니다. 그들은 이전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3. 다가설 것인가? 지나갈 것인가?


그리고 예수님은 한 사마리아인이 살았던 전혀 새로운 하루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 그에게 있어서 강도 만난 사람은 그의 인생과 여행길에 전혀 계획되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를 도우는 것도 계획에 없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 것인가? 새로운 삶을 통해 하나님을 만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10:33-35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니라 그 이튿날 그가 주막 주인에게 데나리온 둘을 내어 주며 이르되 이 사람을 돌보아 주라 비용이 더 들면 내가 돌아올 때에 갚으리라 하였으니”(10:33-35)

 

그의 행동들을 차례로 생각해 보십시오. 여행하는 중에 그곳에 이르렀다는 것까지는 그의 삶의 계획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계획에 속하지 않은 일이 발생합니다. 강도만난 사람을 만났습니다. 불쌍히 여겼습니다. 중요한 순간입니다. 다가설 것인가? 지나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는 강도만난 사람에게 가까이 갑니다. 기름과 포도주로 그를 치료합니다. 자기 짐승에 태워 여관으로 갑니다. 밤새도록 돌봐줍니다. 이튿날 여관 주인에게 데나리온 둘을 주면서 돌봐줄 것을 당부합니다. 그는 길에서 만난 쓰러진 나그네에게 다가섰고, 끝까지 책임졌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인생은 늘 그렇습니다. 이미 많은 성도 여러분들이 알고 계시지만, 저는 원래 미국 이민 목회의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2년 유학 후 한국에서 저와 딱 맞는 사람들과의 교회 개척이 저의 멋진 계획이었습니다. 계획은 늘 무너지고 흔들립니다. 공부는 계획대로 잘 마쳤는데, 한국에서의 상황이 좋지 못했습니다. 이곳 필라델피아에서 부교역자로 섬기던 교회는 저와 담임 목사님의 목회 방침이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해서 사임을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가 모르는 두 분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필라 5가에 수타로 유명한 태화관에서 짜장면을 먹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소문을 듣고 왔는데, 교회를 개척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미국에 온지 26개월째 되던 때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분들의 용기도 참 가상하고, 결국 함께 교회 개척을 결정한 저의 용기도 참 무모+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가족들의 고생이 시작되었고, 저와 함께 했던 성도들의 고생도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반복되지도 않았습니다. 늘 새로운 일들과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상황에서 다른 결정을 해야 합니다.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 같아도, 그도 이미 흐르는 시간과 다양한 환경 속에 달라져 있고, 나 역시 달라져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사람을 새롭게 만나는 것이고, 같은 일을 다른 환경에서 하게 됩니다. 매순간 새로운 시간의 끝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하나님은 늘 새로운 얼굴과 사람과 상황으로 다가오십니다. 매순간 새로운 길을 걷는 우리들에게 하나님은 꽃을 만나게 하시고, 숲 속을 걷게 하시고, 가시덤불을 걷게 하시고, 웅덩이를 만나게 하십니다.

 

4. 길에서 사랑을 만나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강도만나 쓰러져 누운 사람을 만나게 하십니다. 그는 나의 인생의 계획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목적과 결과와 관계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내가 걷는 길가에 쓰러져 누워 있습니다. 나의 일상은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을 살기 위해 그를 외면하고 지나가야 할까요? 아니면 나는 어제와 다른 오늘의 하나님을 그를 통해 만나야 할까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사는 사람은 이미 그 마음에서부터 하나님이 허락하신 창조적인 경이감을 잃고 사는 사람입니다.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들꽃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고, 같은 사람을 만나도 사람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길가에 누워있는 하나님의 사람들, 하나님과 나의 통로가 될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사마리아인에게 있어서 강도 만난 사람은 하나님과 그가 만나는 사랑의 통로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여러분은 하나님과 제가 만나는 통로입니다. 여러분에게 있어서도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에 저를 만날 계획이 있었던 분이 있습니까? 생각이나 하셨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인생의 여정에 이렇게 만나서 서로의 길이 되고 서로의 꽃이 되고 서로의 하나님을 향한 통로가 됩니다. 서로의 삶에 다가서서 서로를 일으키며 함께 하나님 나라를 향한 길을 걷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가는 이 길에서 우리를 향해 간절한 손을 내밀고 있는 강도 만난 예수님을 발견합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내려오셔서 메시야가 걸어야 할 길을 걸었고, 이 세상이라는 강도를 만나 쓰러졌습니다. 그는 십자가에 누웠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십자가에 누워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 그 주님을 발견하고 다가서고 함께 십자가를 지는 교회와 성도가 되라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주님과 함께 십자가를 지고 주님 가시는 길을 걸어갈 때, 주님은 어느새 우리의 이웃의 얼굴이 되고, 우리의 형제의 얼굴이 되고, 선교 현장에서 수고하는 강광수 선교사, 황기수 선교사, 황성기 선교사의 얼굴이 되고, 개척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알더만 목사와 김영찬 목사의 얼굴이 되고, Black Falls Bible Church 성도들의 얼굴이 되고, 삼국경 신학교에서 현지인 사역자로 준비하고 있는 두 원주민 청년의 얼굴이 됩니다.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복음이 필요한 세계의 이웃들의 얼굴이 되어 우리와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길에 만난 강도 만난 우리 주님의 참된 이웃이 되어 주님의 마음과 주님의 사랑으로 함께 섬기는 초대교회 성도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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